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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사회학회 경제와사회 경제와사회 통권 제71호
발행연도
2006.9
수록면
40 - 71 (34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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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15일 이후 한반도에서 한국전쟁만큼 강력한 영향을 미친 사건은 없을 것이다. 한국전쟁은 남과 북 모두에 있어서 지역의 사회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글에서는 한국전쟁이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목적으로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이라는 섬 지역을 선정했다. 휴전선에 인접한 교동은 한국전쟁 당시 직접적인 전장은 아니었지만, 또 다른 형태의 전쟁을 겪게 되었다. 즉 한국전쟁 기간 중 북한지역에서 후퇴한 남한의 비정규군이 섬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학살당하는 사건이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학살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교동 섬 내부의 관계와 조건 속에서 살펴보고, 그 사건을 포함한 한국전쟁 자체가 지역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었는가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변화를 현지조사를 통해 섬 주민, 특히 여성과 청소년들의 증언을 통해 짚어내고자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명의 섬 주민을 구술 면담했다. 특히 구술자 20명 중 5쌍은 부부여서 이번 면접을 통해 부분 간의 다른 기억을 처음으로 비춰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최근 한국 사회 전체적으로는 과거사 정리와 진실 규명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지역 주민들에게는 한국전쟁이 강요해온 침묵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교동 사회는 침묵 속에서도 불신과 반목이 깔려 낯섦에 대한 배타성이 더욱 깊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낡은 냉전의 너울에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역사적 실체에 접하기 위한 작업을 멈출 수 없고, 그 작업을 통해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아픔과 상처를 조심스럽게 치유해나가야 한다. 우리의 구술사 방법론에 보다 정성이 다해져야 하고, 기능적·수량적 접근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방법론으로 사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목차

1. 문제제기
2. 공식 기록 속의 교동과 한국전쟁
3. 교동 현지 조사와 구술자의 특징 소개
4. 한국전쟁과 교동 사회의 조우
5. 한국전쟁 이후의 교동 사회의 변화
6.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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