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량의 드라마틱한 일생은『史記』「留侯世家」에 기록된 이후 많은 문인들의 창작소재가 되어왔다. 본고는 근원설화인 「유후세가」를 토대로 장량설화를 유협, 신선, 제왕사 세 가지 모티프로 분류하고 그 의미와 후대 중국문학에서의 수용양상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 후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수용 양상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그 범위는 소설, 시문을 포함한 문학과 민간신앙, 회화작품을 위주로 한 민간문화, 크게 두 파트로 설정하였다. 우선 소설의 경우, 조선 중기 이후 이루어진『西漢演義』의 유입은 장량관련 소설작품의 시초가 되었고 작자는 『서한연의』의 내용을 선택적으로 안배함으로써 장량을 주인공으로 한 독립작품을 만들어냈다. 시가의 경우, 주로 전고의 형태로 장량설화를 수용했으며 다른 모티프들에 비해 제왕사 모티프의 수용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간신앙의 경우, 강태공, 제갈량, 관운장 등 현실세계에서 강력한 병권을 지녔던 역사인물들에 대한 무속에서의 신격화 전통은 장량 역시 무속의 숭배대상으로 변형되었음을 추측케 한다. 巫歌에 등장하는 장량은 그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이러한 사실을 암시한다. 본고는 장량을 主神으로 모시는 무속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장량에 대한 무속신앙의 실체를 경험하고 그 관련성을 확인했다. 회화의 경우, 故事人物圖를 중심으로 장량과 黃石公, 商山四皓와 같이 장량설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이 집약적으로 표현되었고 이밖에 신선도, 문자도, 오륜행실도, 사찰벽화 등에서도 장량설화의 주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