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전국적인 규모로 『한국구비문학대계』 개정증보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사된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류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당면해 있다. 이미 1980년대 마련된 『한국설화유형분류표』가 존재하므로 이를 그대로 수용해서 정리, 분류하면 될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우선 기존의 분류 방법이 기준의 정당성, 접근성, 학계에서 통용되는 설화분류체계와의 호환성, 세계 유형과의 보편성, 자료 수용의 개방성 등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분류 방법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것 역시 좋은 대안일 수 없다. 이미 기분류된 방대한 양의 설화를 전혀 새롭게 재분류하는 것이 여러 여건상 실효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한국구비문학대계』개정증보사업에서는 기존의 설화분류체계에 대해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보완, 보완하고 새로운 항목을 새롭게 추가하는 방식을 그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의 『한국구비문학대계』 개정증보사업을 통해 조사된 설화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설화 자료들이 기존의 분류체계에 맞지 않는 다양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문제들은 ① 2중(다중)분류의 문제, ② 분류항목이 없는 자료의 문제, ③ 변이에 따른 항목 신설의 문제, ④ 주인공을 누구로 볼 것이냐에 따라 분류항목이 달라지는 문제, ⑤ 민속과 풍속 기원 및 금기와 속담에 관한 교술적 자료의 분류문제, ⑥ 제주도 신화 자료의 분류 문제, ⑦ 현대 구전설화(MPN)의 개념과 항목 설정의 문제, ⑧ 자료적 가치가 부족한 자료의 문제 등 이상 여덟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①의 문제는 단일 분류를 원칙으로 하되, 2중분류(다중분류)도 인정하기로 한다. ②와 ③의 문제는 새로운 세부 분류항목을 신설하여 수용하기로 한다. ④와 ⑥의 경우는 지속적인 학술적 논의를 통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한다. ⑤와 ⑦의 경우는 세부 분류항목 또는 대분류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을 적극 고려한다. ⑧의 경우는 문제가 되는 사례를 줄이려는 참여 연구자들의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