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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철학회 움직임의 철학: 한국체육철학회지 움직임의철학: 한국체육철학회지 제18권 제3호
발행연도
2010.9
수록면
261 - 280 (20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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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의 목적은 장자(莊子, BC 370~300경) 사상의 관점에 입각하여 밀양백중(密陽百中)놀이에서 추어지는 병신춤의 심미(審美)구조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밀양지역은 과거에 유교(儒敎)의 영향으로 지주와 소작인, 머슴간의 긴장이 지속되었던 계급사회였으며, 양반과 평민, 그리고 머슴간의 엄격한 계급의 차로 인해 지배와 억압, 착취가 뒤따랐었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든 긴장관계를 해소시켜줄 사회통합의 유지기능이 필요했는데, 이것이 곧 세시풍속으로 전해 내려오게 된 밀양백중놀이로 발현되었던 것이다. 밀양백중놀이에서의 가장 큰 특색은 무엇보다도 춤에 있어서 다른 지방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춤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며, 특히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병신춤이 여러 종류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춤은 그 시대에 있어서 지배층에게 정면으로 저항할 수 없었던 피지배층들이 병신 흉내를 통해 억압된 현실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해방을 추구하던 몸짓이라고 할 수 있다. 밀양지방에 유독 병신춤이 많았던 이유는 양반과 머슴간의 갈등이 어느 지역보다 컸기에 이에 기인한 지배층과 피지배층간의 갈등과 억압, 부조화 또한 작지 않았기 때문이다. 병신춤에 담긴 심미관을 장자의 사상에서 고찰해 보자면, 먼저 장자가 살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살펴볼 수 있다. 장자가 살았던 시대 역시 사회적·제도적 계급에 따른 차별·억압·갈등 등으로 인해 혼란과 고통이 만무했다. 이러한 시대상에서 장자는 비정상인들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과 선입견을 향한 저항의 일면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장자가 인간의 정신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온전하지 못한 외형을 폄하하고 비웃는 사회를 서로 대립하는 개념으로 보지 않고 상대적인 개념으로 보았음을 뜻한다. 따라서 그는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갈등·모순·비애뿐만 아니라 제도·관습·가치기준 등에 대해, 오직 덕(德)으로 인해 더욱 빛나는 인간에 대한 모델을 제시한다. 이로 인해 장자는 삶을 지배하고 구속하는 물질적·육체적 욕망에서 비롯되는 일체의 정신적 질곡 및 부자유에서 벗어나 무한한 정신적 자유와 해방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을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필자가 밀양백중놀이의 병신춤을 장자 사상의 관점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 본질이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을 때 병신춤의 바탕은 곧 인간 내면의 덕성(德性)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따라서 장자사상의 관점에서 병신춤의 심미관을 분석해보면, 병신춤은 인간의 외형이 결코 내면[정신]을 넘어설 수 없다는 생활철학의 본질을 담은 춤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의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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