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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저널정보
한국일본근대학회 일본근대학연구 일본근대학연구 제33호
발행연도
2011.1
수록면
347 - 368 (2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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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의 근대 동아시아 사상계의 특징 중 하나는 서구사상의 유입을 자기화하여 사회적 변혁에 대처하고자 한 것이었다. 특히 자본주의화에 대한 대응의 논리로 사회주의와 아나키즘이 유행하였으며, 일본의 경우 중국과 한국에 사상전파의 문호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근대의 정체성을 모색하던 불교계 또한 이러한 사상을 사회참여 운동의 일환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아나키즘을 수용한 일본 불교인들의 사회참여 사상을 다루었다. 일본의 아나키즘은 코토쿠 슈스이(幸德秋水)에 의해 받아들여진 크로포트킨(P. Kropotkin)의 상호부조론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이는 오오스기 사카에(大杉栄), 이시카와 산시로(石川三四郎) 등에 의해 계승되었다. 이러한 아나키즘운동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불교인들로는 우치야마 구도(内山愚童)와 세노오 기로(妹尾義郞)를 들 수 있다. 우치야마는 근대 정부가 기획한 대역사건에 연루된 타카기 켄묘(高木顕明)를 비롯한 여러 승려들 가운데 한 명이다. 천황 암살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당시의 형법에 의해 12명의 사형수 중 하나였던 그는 자신의 종단이었던 조동종으로부터 승적의 박탈에 해당하는 빈척(擯斥) 처분을 받았으며, 전후(戰後)에 명예회복이 이루어졌다. 1931년 신흥불교청년동맹을 결성한 세노오 기로(妹尾義郞) 또한 사회주의 사상과 아나키즘을 유입한 불교의 대사회참여운동을 전개하였지만 경찰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루고 나오게 되었다. 우치야마 구도의 불교 아나키즘 사상은 그의 몇 안 되는 저작 중『무정부공산』에 잘 밝혀져 있다. 그가 주지로 있던 사찰의 환경에서 비롯된 불교를 통한 사회개혁사상은 지주에 의한 소작농의 착취에서 이를 해방시키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에 기반하여 소작료 납부와 세금 납부 거부, 징용거부, 그리고 반전운동을 일으킬 것을 주장하였다. 마침내는 민중의 고통을 낳는 원인을 국가와 천황제로 돌리고, 이러한 조직과 권력을 해체할 것을 주장하였다. 세노오 기로는 그의 주저서인『사회변혁도상의 신흥불교』를 통해 사회주의 및 아나키즘을 수용하여 참여불교(Engaged Buddhism)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주로 초기불교 사상에 근거하여 인간 불타(佛陀)를 최고의 신앙의 대상으로 하며, 실천적 무아(無我)이즘 및 승가정신에 바탕한 공동사회 실현을 주장하였다. 특히 상호부조론에 기반한 농촌중심의 개혁과 반전운동은 아나키즘의 이념을 현실화하고자 한 것이었다. 국제적 연대를 위해 국제어 에스페란토(Esperanto)를 신흥불교청년동맹 결성 당시부터 보급한 것은 아나키즘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불교 아나키즘 운동은 일본 근대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있으며, 획기적인 사상적 발상이 절실한 현대에 있어 더욱 새롭게 해석될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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