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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정보
한국고전연구학회 韓國古典硏究 韓國古典硏究 제25호
발행연도
2012.1
수록면
205 - 232 (28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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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의 한문소설 <육미당기>에서는 이방(異邦) 중국이 주인공의 성숙과 성공을 가능케 하는 통과의례적인 공간, 주인공의 아내가 될 여성들의 자유로운 활동 공간으로 기능한다. 신라에서 중국, 중국에서 다시 신라로 돌아오는데, 중국 내에서도 남해의 보타산 → 항주 → 황성 → 화산 → 화음현 → 장안 → 황성 → 광동 → 형산 → 황성 등으로 자주 이동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이 작품은 남주인공 소선태자가 약(藥)을 구하러 고국 신라를 떠나 중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고 거주하면서 다양한 이방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받고, 특히 이방 여성들과 혼인하고 황실에 입성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다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 읽을 수 있다. 대체로 이방인은 배척당하거나 희생되기 쉬운데,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보호받거나 인정받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소선 태자는 시(詩)와 음악에 재능이 있고 신선 같은 풍모를 지녔으며 다소 소극적인 성격으로 그려진다. 또한 그는 문(文)에 경도되어 있으며, 무(武)는 오히려 여성 특히 백운영이 남복(男服)을 한 채 담당하고 있다. 백운영뿐만 아니라 옥성공주, 설서란 등 세 부인이 각각 독특한 위상을 지니면서 소선과 만나고 결연하고 활약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백운영은 호걸· 신선 같은 여인으로, 옥성공주는 태자와 시와 음악으로 교감하는 여인으로, 설서란은 천명(天命)을 시현하는, 태자의 분신 같은 여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우리 소설사에서 이방 체험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것은 17세기의 한문소설들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이후 19세기 중후반에 이르면 중국을 중심에 두고 오랑캐를 변방 또는 타자로 인식하거나, 우리나라를 작은 중국으로, 오랑캐를 타자로 인식하는 생각이 소설 작품에 반영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옥루몽>이나 <옥수기> 등 한문장편소설에서는 남성 주인공들이 변방으로 오랑캐를 진압하러 가거나 사신으로 갔을 때에 그에 반하여 애인이 되기를 자처하는 오랑캐 여성들이 존재한다. 그녀들은 중국의 남성들과 혼인하여 그 집안에 적응하여 잘 살아간다는 면에서 18세기의 국문장편소설 <유씨삼대록>의 양성공주와 비슷하기도 하다. 이런 이민족 여성들은 <구운몽>의 심요연 등과 마찬가지로 중국인 남성 주인공이 더 우월함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육미당기>는 이들 작품에서 중국을 중심에 놓고 오랑캐를 이방인으로 설정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을 중심에 놓고 중국인들과 중국 여성들을 이방인으로 인식하도록 설정해 놓았다. 따라서 이방 여인들, 그것도 중국 본토 여인들이 우리나라의 남성에게 반하여 혼인하는 이야기를 우리 독자가 읽을 때에는 민족 자긍심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문재(文才)와 음악성, 인품과 이해심 등에 감탄하는 중국인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을 돕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결코 중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육미당기>의 이방인 인식은 국문장편소설들과도 다르다. 이들에서는 악녀들이 그 악행이 발각된 뒤 오랑캐 지역으로 축출되고 그 곳에서 반역을 꾀하다가 주인공 남성에게 징치되는 등 오랑캐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이고 차별적이다. 하지만 <육미당기>에서는 오랑캐 남성들을 특별히 부정적인 인물로 그리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소선 태자를 돕는 인물로 그렸다. 또 남성 신라인이 중심, 여성 한족이 이방인이므로 이보다 더 낮은 계층인 오랑캐 여성을 또 하나의 이방인으로 설정하는 것이 불필요했기에 오랑캐 여성과의 결연은 시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작품은 <구운몽>이나 <옥루몽>에 비해 첩들의 비중이 적다. 아내 중에서도 백운영에게 서사가 집중되어 있으면서 그녀의 영웅적 면모와 도선적(道仙的) 분위기가 부각되어 있었다. 남주인공이 감당해야 할 부분, 즉 전공(戰功)을 세우거나 오랑캐의 항복을 받아내는 등의 활약을 하며, 심지어 적군에게 잡혀 있는 남주인공을 구해내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런 용맹함과 도술을 사용하는 면모 등은 다른 작품에서 대체로 이민족 여성들에게 부여되었던 자질이다. 심요연이나 일지련, 양성공주처럼 말이다. <육미당기>에서는 이 부분을 백운영이 감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민족 여성이 불필요했던 것이기도 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육미당기>의 이방인 서사는 작가 서유영이 세상에서의 결핍을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의 어느 곳을 이상향으로 삼아 해소하려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소외의식이나 관조적 자세는 남주인공의 소극적 성격과 문학적, 음악적 성향을 강화하기도 했다. 작가 자신의 소외감을 남주인공의 눈 멈과 이방인 처지 두 측면으로 형상화하였고, 그 소외감을 이방(異邦)에서의 성공적인 여정과 이방 여인들과의 진정 어린 사귐, 결연으로 위로 받고자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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