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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저자정보
김황재 (제주항일역사연구원)
저널정보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한국독립운동사연구 한국독립운동사연구 제71집
발행연도
2020.8
수록면
5 - 56 (5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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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차례에 걸쳐 제주도 조천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은 제주도민들에게 독립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여 지역의 판도를 변화시켰다. 묵묵히 일제식민지 체제를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했던 일제 당국을 긴장시켰으며, 도내에 산재하던 항일세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조천리가 항일운동의 진원지가 되었던 것은 지리적 특수성과 더불어 중앙의 巨儒 유배인의 영향력, 신학문에 대한 높은 향학열 그리고 이승훈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의 유입으로 인한 신문화의 수용 등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 이는 최익현을 비롯한 척사계열의 정객들과 박영효, 김윤식 같은 개화세력의 定配와 맞물려 조천의 유림세력이 신진사대부로 성장하면서 향촌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그 사상적 영향이 조천의숙, 신명사숙을 통해 전파되어 항일운동의 기반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조천 독서회관을 통하여 지역 청소년들의 항일의식은 일찍이 함양되어왔다.
조천만세운동은 휘문고보 재학생인 김장환이 독립선언서를 소지하고 귀향하여 숙부 김시범과 종숙 김시은에게 서울의 동향과 3·1혁명의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때 중앙과의 유기적인 연락체계가 없는 상황 속에서 김장환의 아버지 김시학의 역할이 매우 주목된다. 김시학은 1917년 임규·신익희 등 민족지도자들과 천도교 기독교 유림의 3대 종단 등이 연합해 1만 명이 연서하여 독일의 수뇌부에 독립을 청원하자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같이 민족대표들과 직간접으로 접촉하면서 거족적인 3·1혁명의 초석을 놓았을 것으로 보인다.
조천만세운동은 전체적으로 온건한 평화적 시위였다. 만세운동에 참여한 인물들은 유생에 속하던 사람들로서, 대개 농업, 상업에 종사하였다. 특히 일제의 농촌지배와 식민지 지주제, 조합비, 水量費, 시장세 등으로 인해 내재되어 있던 농민, 상인들의 불만이 만세운동을 계기로 표출되었다. 많은 민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고 대규모 시위운동으로 확산된 것이다.
평화적으로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던 시위가 점차 가열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일제 경찰의 강력한 대응으로 점차 부상자와 연행자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만세운동이 고양되면서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개되어 다소 투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하였으나 전면적인 투쟁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조천만세운동의 조직 기반은 신진사대부 세력으로 일컬어지는 ‘이동파 김씨’ 혈족과 그 일족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다. 조천만세운동의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주로 농민과 노동자, 상인계층에 해당하며 그들은 독립을 희망했거나 독립이 되는 줄 알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독립된 줄 알고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만세운동을 이끈 핵심주도자들이 운동초반에 대부분 연행됨으로써 만세운동을 이끌 중심 세력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그러다 보니 만세운동의 방향성과 동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러나 조천지역에 한정된 국지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1920년대 이후 제주도 항일운동의 확산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한 항일의식 고취 및 학생운동의 활성화, 각종 사회단체의 조직, 민족주의·사회주의 운동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조천만세운동은 이후에 전개되는 항일운동의 분수령이 됐다.

목차

1. 머리말
2. 항일의식의 역사적 배경
3. 조천만세운동의 전개와 결과
4. 同味會 활동과 조천만세운동의 영향
5. 맺음말
참고문헌
국문요약
Abstract

참고문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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