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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정보
한국칸트학회 칸트연구 칸트연구 제23호
발행연도
2009.1
수록면
53 - 86 (34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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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이성’의 어원인 ‘理性’은 본래 ‘성정을 다스림’ 내지는 ‘정념의 통제’를 뜻한다. 다른 한편 ‘이성’이 그것의 번역어로 쓰이는 그리스어 ‘로고스’(λόγος)나 라틴어 ‘라티오’(ratio)는 인간의 ‘말하기’와 ‘사고능력’을 그 기본적 의미로 갖는다. 그러나 인간의 사고 능력이나 정념의 통제 능력으로서 ‘이성’이라는 이러한 생각의 뿌리를 파헤쳐 가다 보면, 그것이 우주 삼라만상의 운행 원리 내지 창조 원리와 맞닿아 있음을 발견한다. 다시 말해, 당초에 이성이란 우주 세계의 질서 자체를 뜻했으며, 이 우주 질서에 인간이 참여하는 한에서 인간은 이성적이라는 사상이 바탕에 놓여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좋은 사례를 고대 중국의 유가나 도가 사상에서도, 고대 로마 스토아 사상에서도, 그리고 기독교 사상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고전적 사상에서의 ‘이성’은 ‘도(道)’, ‘이(理)’, ‘성(性)’ 또는 ‘천(天)’, ‘자연(自然)’이라고도 표현되었으며, 그것은 자연에 내재하는 것(자연주의)이든 자연을 주재하는 초월적인 것(초자연주의)이든 분명 ‘인간 위에’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 많은 사람들은 이성은 오로지 인간의 이성이며, 이성의 거소는 인간이라고 이해(인간주의)하였다. 그래서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는 원래 그리스적인 규정이 일반적으로 승인되었다. 하지만 인간이 이성을 온전하게 갖춘 동물이라는 규정에 동의한다고 해서 그 이해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이성적 동물’이라는 개념은 이미 자신 안에 균열을 담고 있다. ‘이성적임’과 ‘동물임’은 만만치 않은 길항 관계 속에 있다. 여기서 동물성을 통제하는 이성과, 동물적 욕구에 봉사하는 이성이 갈라선다. ‘법칙수립적 이성’과 ‘도구적 이성’은 결코 한 가지가 아닌 것이다. ‘인간해방’의 기치 아래서 다중(多衆)의 사람들이 자유의 가치를 추구할 때, 그 자유의 주체는 ‘개인’이었고, 그 개인은 일차적으로 ‘몸’으로 표현되었다. 감옥에 갇혀 있는 몸, 추위와 허기에 떨고 있는 몸, 노동의 질곡에 구속되어 있는 몸의 해방이 자유 염원의 일차 표적이었다. 그러니까 인간은 일차적으로 ‘신체적 존재자’이고, 감정적 감각적 존재자이며, 자연이 그에게 준 선물인 ‘이성’은 그의 욕구를 실현해 가는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주는 지혜로운 종이어야 하는 것이 마땅했다. 이러한 사조 가운데서 ‘법칙수립적 이성’ 개념은 날로 퇴색하고, ‘도구적 이성’ 개념이 확산되었다. 이제 도구로 받아들여진 이성은 자신의 유용성을 인정받기 위해 자기가 다루는 모든 사물을 유용성의 척도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인간 행위에 있어서 유용한 이성의 소임은 그 욕구하는 바를 실현하는 데 유용한 수단과 방법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래서 이성이 도구적으로 사용될 때, 모든 것 또한 그 유용성에서 평가받고, 그로써 모든 것이 도구화한다. 그리고 유용성이 가치의 최고의 척도인 마당에서는, 어떤 것이 욕구실현에 유용하기만 하면 그것은 좋은 것이다. 그래서 욕구 실현에 가장 유용한 수단을 찾는 일은 매우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판국에서는 ‘합리성(合理性)’이란 ‘이성에 부합함’이라기보다는 ‘이익에 적합함’으로 납득된다. 이치를 세우는 이성이란 도대체가 있지 않다 했으므로, 이치란 감성적 욕구에 합당함 이상을 의미하지 않으니 말이다. ‘이성 없는’ 합리성이란 실은 ‘이익에 적합함’ 또는 ‘너의 이익과 나의 이익이 서로 부합함’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관계가 서로 잘 맞아 떨어지게 일을 처리하면 합리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성이 없는 곳에서 합리성의 최종 준거는 다름 아닌 유용성이다. 그래서 이제 ‘합리성(合理性)’이란 곧 ‘합리성(合利性)’을 뜻한다. 도구적 이성은 더 이상 주체적이지 못하며, 자율적이지도 못하고, 자연적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 또한 자기의 자연적인 감성적 욕구 충족의 수단이 되고, 나아가서는 인간들 모두가 욕구 충족의 장에서 상호적으로 수단이 될 터이다. 수단은 언제나 그 유용성에서 가치를 얻는 것인 만큼, 도구적 이성 앞에서는 인간도 오로지 그 유용성에서 가치를 얻을 뿐이겠다. 이러한 마당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무엇에 기대어 설명될 수 있을까? ‘인간은 그 자체로 가치를 갖는다’는, 그러니까 인간은 목적적 존재라는 규정 말고, 인간의 존엄성을 근거짓는 것이 달리 있을까? — 바로 이것이 인간의 이성에게 입법자적 지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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