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중국의 급격한 부상(浮上)에 따라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중국군의 군사력 증강은 동북아 지역의 세력균형과 한국의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중국은 1978년부터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의 성공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 오고 있다. 그로 인해 축적된 부(富)를 중국군의 현대화에 투입하여 정보화군 건설을 가속화하고 전략 무기체계를 갖춘 첨단 기술군으로 도약함으로써 중국의 군사위협이 대폭 증대되었다.
2011년 2월 발표한 미국의 「군사전략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군사력 운용의 중심을 ‘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중국의 부상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1992년 먼로(Ross H. Munro) 이후의 ‘중국위협론(The China Threat Theory)’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중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중국위협론이 허구라는 인식보다는 현실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 논문은 한반도의 안보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북아 지역 국가들 중에서 중국의 군현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정책의 성공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였고, 이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현대화 계획을 통한 군사대국화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그동안 추진해 온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에 따른 한국의 대응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문제를 제기하여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첫째, 중국위협론의 개념은 무엇이며, 이것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될 것인가? 중국위협론은 중국이 고속성장을 바탕으로 군사강국으로 부상하여 새로운 위협세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1990년대 초반 중국이 급속히 성장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군비증강과 군사대국화를 통해 동북아 지역의 강국으로 등장하려는 것에 대한 경계심과 의구심에서 비롯되었다.
둘째,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의 추진배경과 특징은 무엇이며, 이에 따라 중국군의 군사전략은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가?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어 가고 있다. 이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의 현대화 정책을 3단계로 계획하여 추진 중에 있으며, 2010년에 1단계가 완료되었고, 현재 2단계가 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군현대화의 핵심을 무기체계의 첨단화에 두고, 원거리 신속작전능력 향상과 정밀타격능력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신중국 건립 60여년 동안 중국군의 현대화 건설은 지대한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현재 중국의 군사전략은 ‘적극적 방어전략’과 ‘정보화 조건하 국지전 승리전략’으로 공세적인 군사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셋째,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 추진과 군사전략의 변화에 따른 무기체계의 발전추세에 대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 논문의 조사연구를 위해 설문조사를 통한 실증적 연구방법을 채택하였다. 현재 육군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현역 또는 예비역 장교를 대상으로 비확률표본추출법으로 설문조사 대상자를 선정하고 설문조사한 결과를 통계학적 분석기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군에서 해외 위탁교육을 받은 현역 또는 예비역 중령급 이상의 중국 군사전문가 10명을 선정하여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에 대한 한국군의 인식과 대응에 관한 조사연구”를 위하여 본 연구의 디자인은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을 독립변수로, 한국군의 일반적 특성을 매개변수로 하며 독립변수에 대한 매개변수의 인식결과를 종속변수로 정의하여 분석틀을 구상하였다. 매개변수는 한국군의 일반적 특성인 신분, 계급, 근무연수, 학력, 정책부서 근무경험 등이며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를 중간에서 연결시켜 관계를 정립해 준다. 그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군의 현대화 계획에 대한 한국군의 인지도는 전체 설문응답자 258명 중에서 90명이 공감으로 응답하여 34.9%를 차지하고 있으며, 38명이 매우 공감으로 응답하여 14.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설문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9.6%(34.9%+14.7%)에 해당하는 인원이 중국군의 현대화 계획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둘째, 중국군 무기체계의 변화에 대한 한국군의 인지도는 전체 설문응답자 258명 중에서 68명이 공감으로 응답하여 26.4%를 차지하고 있으며, 36명이 매우 공감으로 응답하여 1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설문응답자의 40.4%(26.4%+14.0%)에 해당하는 인원이 중국군의 무기체계 변화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다.
셋째,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 추진이 한국안보의 위협 여부에 대한 평가는 전체 설문응답자 258명 중에서 117명이 공감으로 응답하여 45.3%를 차지하고 있으며, 90명이 매우 공감으로 응답하여 34.9%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설문응답자의 80.2%(45.3%+34.9%)에 해당하는 인원이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 추진이 한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넷째, 중국군의 군사위협에 대해 한국군의 대비책 강구에 대한 한국군의 평가는 전체 설문응답자 258명 중에서 89명이 비공감으로 응답하여 34.5%를 차지하고 있으며, 37명이 전혀 비공감으로 응답하여 1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설문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9%(34.5%+14.4%)에 해당하는 인원이 중국의 군사위협에 한국군이 바람직하게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음이 조사되었다.
다섯째, 설문조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인 신분, 계급, 현역 근무연수, 학력, 정책부서 근무경험 등과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 4개 변수간에 ？？² 통계량을 사용하여 분석한 결과 신분, 계급, 현역 근무연수, 정책부서 근무경험 등과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간에는 서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지만 학력과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간에는 서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설문조사에서 특이한 사항은 한국안보의 위협과 한국군의 대응간에는 상관관계가 낮은 부(-)의 상관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안보의 위협과 한국군의 대응간에 어느 하나의 변수가 증가하면 다른 변수는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군사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에서도 설문조사와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중국 군사전문가 10명 중에 과반수가 넘는 8명이 중국군의 현대화 정책 추진이 한국의 안보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중국의 군사위협에 대해 현재 한국군이 적절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국의 군사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바람직한 대응방안을 군사적 대응방안과 비군사적 대응방안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으며, 먼저 군사적 대응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미동맹을 포괄적 한미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중국의 군사위협에 대한 한국의 군사적 대응방안에 대한 한국군의 선택은 전체 설문응답자 258명 중에서 58.5%인 151명이 한미동맹의 강화, 25.6%인 66명이 첨단무기의 확보, 11.3%인 29명이 군사전략의 변화, 1.9%인 5명이 교육훈련의 강화, 2.7%인 7명이 기타 의견을 각각 선택하였다. 둘째, 첨단 무기체계를 강화하여 자주적 안보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군사적 대응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對)중국 협력관계 증진과 견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중국의 군사위협에 대한 한국의 비군사적 대응방안에 대한 한국군의 선택은 전체 설문응답자 258명 중에서 61.3%인 158명이 다자간 안보협력체제 구축, 24.0%인 62명이 대중국 협력관계 증진, 12.0%인 31명이 다중 네트워크 구축, 1.9%인 5명이 평화적인 남북문제의 해결, 0.8%인 2명이 기타 의견을 각각 선택하였다. 둘째, 다자간 안보협력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한중일 안보협력체제 구축과 동북아 6개국을 아우르는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중국의 군사대국화가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음에도 한국군은 이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미진한 상태이다. 따라서 한국은 대중관계에서 장기적으로 자주적 방위역량의 확보를 목표로 국가전략적인 차원에서 대비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본 논문은 중국군의 현대화정책에 대한 한국군의 인식과 대응만을 분석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후속 연구는 서베이(Survey) 기법의 대상을 중국군으로 확대하여 중국군은 한국의 국방역량과 군현대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교연구로 진행하면, 군사적인 한중관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중관계 이해를 집대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