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 환경 변화에 따른 기후 변화 및 주거문화의 변화 때문에 사람들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삶의 질 향상 및 거주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실내 온열 환경의 쾌적성(快適性)에 대한 요구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현대인들은 과다한 스트레스 때문에 ‘休’, ‘relax’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 또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최근 개발되고 있는 가정용 에어컨(air-conditioner)은 단순히 냉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던 종래의 역할에서 공기청정 기능, 숙면기능, 향(香) 및 소리 테라피(therapy) 기능 등 사용자의 열적 쾌적감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하는 기능 등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종래의 에어컨의 기류 패턴, 즉 기계풍은 일정 풍속 또는 반복적인 풍속 패턴으로 다양한 사용자들의 요구를 만족하게 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강한 기류로 인한 인체의 국부적인 냉각으로 인한 콜드 드래프트(cold draft)를 유발하는 등 사용자의 열적 쾌적성을 보장하는 것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무더운 여름날 대청마루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낮잠을 즐겼던 기억 또는 그러한 여유로움에 대한 낭만(浪漫)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도저히 쾌적할 수 없는 여름철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 바람 즉 자연풍을 맞으며 쾌적함을 느끼고 심지어 낮잠을 즐겼다는 점이다. 이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인간이 오랫동안 자연풍이라는 변동리듬에서 쾌적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이것이 자연풍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 즉 1/f이라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이러한 자연풍 특성을 에어컨에 활용할 수 있다면 현재 여러 가지 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 에어컨의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기존 에어컨의 기능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풍의 1/f 변동특성을 실제 주거용 에어컨에 재현하여 재실자들의 열적 쾌적감을 향상하고, 아울러 재실자가 심리적 안정상태(relaxation)에 이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연풍의 기류모드 또는 제어패턴을 개발하고자 한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먼저 실제 자연(강, 산, 바다)의 바람(기류, 소리)을 측정하여, 자연풍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자연풍의 특성을 정의하는 분석방법으로 본 연구에서는 자연풍의 난류특성 분석, FFT(Fast Fourier Transform) 분석방법에 의한 자연풍의 파워스펙트럼을 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자연풍과 인공풍(기계풍)과의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카오스 분석방법 중 상태공간(state space) 및 상관차원(correlation dimension) 분석을 하였다. 그리고 본 연구의 목적 중에 하나인 자연풍이 인체 온열 쾌적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자연풍에 노출된 피험자의 온냉감, 열적 쾌적감 분석을 실시하여 다양한 자연풍의 풍속패턴 중에서 “쾌적한 자연풍”의 특성 범위(기류 특성, 음압 특성)를 정의하였다.
“쾌적한 자연풍” 특성을 실제 가정용 에어컨에 구현하기 위해 에어컨 내 팬-모터 제어 신호의 조정을 통해 대상 에어컨에 실제 자연풍과 동일한 특성(난류강도, β-value, 음압레벨)을 가지는 “자연풍 모드”를 작성, 재현하였다.
구현된 “자연풍 모드”를 가지는 에어컨을 실제 공동주택 거실에 설치하여, “자연풍 모드”가 기존의 “인공풍 모드”와 비교하여 재실자의 “열적 쾌적감”과 “심리적 안정감(relaxation)" 에 미치는 영향을 피험자 실험을 통해 규명하였다. 피험자 실험은 여름철에 실시되었으며,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가정주부 1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피험자는 에어컨 가동상태에서 자기보고식 설문조사에 의해 온냉감(TSV)과 쾌적감(CSV)을 작성하고, 온열 생리적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피부온도 변화를 연속적으로 측정하였으며, 아울러 인간의 감성적 반응 대변하는 뇌파(EEG) 분석을 통해 자연풍 변동 특성이 인체 심리적 안정감(relaxation)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FFT 분석을 통해서는 자연풍의 1/f 분포 특성을 나타내는 β-value는 1.5 전후 범위, 인공풍의 β-value는 0 - 0.5를 나타냈으며, 두 기류의 경계점은 약 1.0 - 1.1이었다. Chaotic 분석방법 중에서 상관차원(State Space) 분석을 통해서 자연풍의 끌개(Attractor)는 복잡하게 변화하면서도 고유의 질서를 가지고 있고, 인공풍의 attractor는 풍속범위가 일정한 원형에 가까운 타원형 형태를 보였다. 상관차원 분석결과 자연풍의 경우 약 2.3 - 2.6의 값을 나타냈으며, 인공풍은 그보다 크거나 작은 값이 나타났다.

(2) “쾌적한 자연풍” 특성을 정의하기 위해 자연풍의 특성치(풍속, 난류강도, 온도, 습도)와 피험자의 인체 열적 쾌적성과 상관관계 검토를 위해 스피어만 순위상관계수(Spearman rank correlation coefficients) 분석을 시행한 결과, 풍속이 인체 열적 쾌적감과 상관계수 -0.79 (p<0.001)로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자연풍의 특성치인 β-value 평균치 1.62(1.41-1.80)인 자연풍에서 피험자는 가장 쾌적한 결과를 나타냈다. β-value 평균치 1.10(0.97-1.25)인 자연풍에서는 피험자는 불쾌적하게 느끼는 결과를 나타냈다.

(3) 실제 국내 공동주택에서 이루어진 피험자 실험 결과, 에어컨에 구현된 자연풍 재현 기류는 종래의 에어컨의 인공풍보다 열적으로 높은 쾌적감을 보였다. 인체 생리적 반응을 대변하는 피험자의 피부온도 관찰 결과, 인공풍은 쾌적범위(33 ~ 34 oC)을 벗어났지만, 자연풍 재현 기류모드에서 피부온도는 쾌적범위 내에 위치하였다. 아울러 EEG(뇌파) 신호 중 심리적 안정감과 편안함으로 대변되는 상대α파의 출현빈도 결과에서 자연풍 재현 기류모드는 인공풍보다 약 26.8% 높게 검출되었다. 아울러 정신적인 이완 정도를 나타내는 상대알파파와 상대베타파의 비율도 자연풍 재현 기류모드가 인공풍보다 약 30% 이상 우세한 결과 값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