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고 활용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는 하도급의 활용원인 및 그에 따른 기업성과 그리고 하도급거래 시 모기업과 납품업체간 위험분담에 관해 이론적 바탕을 토대로 실증분석 하였다. 기업은 내부화에 따른 비용과 시장거래의 비용을 비교하여 보다 효율적인 거래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하도급거래는 이 중간단계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하도급거래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실태조사와 사업체패널 두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기업규모가 클수록 사업장내 전문직 비율과 임금, 그리고 연구개발비의 지출이 높을수록 도급을 다른 기업에 맞기는 위탁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다른 사업장으로부터 도급을 받는 수탁거래의 경우는 규모가 작을수록 여성근로자 비율이 높을수록 연구개발비의 지출비중이 많을수록 그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거래의 주요 요인 중 규모가 커지고 근로자 임금이 높아질수록 가능성이 증가하는 부분은 기존 연구에서 제시한 가설 중 이원론이 설득력을 가진다. 이원론가설 하에서는 모기업이 하도급거래를 하는 이유는 오직 비용절감, 위험전가의 목적이며 모기업에 납품하는 업체는 수동적인 생산만 담당한다. 하지만 본 분석에서는 기존연구들이 자료의 제약으로 살펴볼 수 없었던 하도급거래 단계에 따른 기업성과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하도급거래를 하지 않는 기업을 기준으로 모기업과 1차 거래업체는 상대적은 높은 성장성과 수익률을 보였으나 2, 3차 거래업체는 낮은 성장률과 수익률로 나타났다. 2, 3차 거래단계에 있는 기업들은 전체 매출액 대비 납품액 비율이 약 60～80% 정도로 하도급거래 집중도가 높은 기업에 매우 많다. 이는 2, 3차 거래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생능력이 없어 하도급거래를 하게 되고 이러한 거래가 하도급생태계에 구조화 되면서 발생되는 결과로 판단된다. 이런 구조화는 협상력의 비대칭으로 이어지고 이 결과 모기업과 1차 업체의 단계에서 높은 성장성과 수익률을 보이고 상대적으로 2, 3차 기업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과 대기업에 납품하는 업체들 간의 이윤극대화 과정에서 서로의 위험공유에 대해 분석한 결과는 산업별로 다른 결과를 보였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수익과 위험을 함께 공유하는 말 그대로 ‘위험공유(risk-sharing)’의 관계로 나타났다. 반면 전자산업의 경우 모기업과 납품업체간 특별한 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자동차 산업에서 나타난 결과는 1999년부터 시작된 모듈화에서 찾을 수 있다. 생산의 효율성 확보를 위해 완성차 업체에서 시작된 모듈화는 1차 부품업체의 규모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었고 자동차 판매의 호조에 힘입어 대기업의 규모로 성장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모기업이 납품업체의 위험을 흡수하는 관계에서 수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관계의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전자산업의 경우는 전자산업이 점차 발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품들의 표준화수준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자산의 특수성이 낮아지면서 모기업과 납품업체의 긴밀한 관계 유지의 필요성은 그 만큼 낮아진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분석결과를 종합해 볼 때 한국의 하도급거래는 기존연구에서 구분한 기준만으로는 어떠한 특성을 가지는 지에 대한 정의가 어렵다. 모기업과 1차 거래업체는 규모와 기술력의 차이로 인한 이유가 하도급거래 원인이지만 납품업체에 기술이전과 설비시설의 현대화 그리고 시장접근성을 높여주는 ‘발전론’에 부합한다. 하지만 2, 3차 거래단계에서는 이원론적 성격을 보이고 있는 혼재된 상황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하도급거래 구조와 성격을 파악하고 모기업과 1차업체 간 상생의 모습이 2차와 3차 업체에도 적용될 수 있는 노력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