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의 재활과 사회생활적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표상은 어떠한 대상에 대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가치와 신념, 사회적 반응을 포괄하는 총체적 지식으로, 다양한 직간접 요소들이 형성?유지 경로로 언급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특히 영화의 영향력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사회적표상 및 편견요소에 관한 국내외 선행연구들을 통해 정신장애인의 사회적 표상 확인을 위한 준거틀을 도출한 뒤 이를 토대로 2000년부터 2012년 사이 상영된 총 17편의 장애별 대표 국내영화를 모니터링 하여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정신장애의 발병 원인(원인 지각)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묘사(대인 지각), 또 그들에 대해 느끼는 감정(정서적 지각) 등의 사회적 표상을 확인하였으며, 분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계의 민감성을 자극하여 정신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에 관한 개선 방안 및 심의규정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나아가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의 반편견 운동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자율 심의 제도 확립 및 편견 해소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은 정신장애인의 위험성과 폭력성 등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정신장애 치료 및 다양한 장애 유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영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 편수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장애 종류는 외현화가 가능한 반사회성 성격장애와 지적장애 등에 한정되었고 상영 등급은 청소년 관람 불가가 절반을 차지하였다. 또한 각 장애별(영화별) 모니터링 결과, 상당수 영화에서 장애의 임상적 특징과 치료 등의 정보가 주인공의 대사나 행동 또는 주변인의 설명 등 생활 장면에서 직?간접적으로 전달되고 있었고, 장애종류와 상관없이 환각이 주요 임상적 특징 가운데 하나로 소개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각 지각별 모니터링 결과, 정신장애 발병 원인을 개인의 성격과 가정환경 특히 부모의 이혼과 잘못된 양육방식으로 지적한 선행연구들과 달리, 분석 영화에서는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충격과 같은 ‘심리사회적 요인’이 정신장애의 발병 요인으로 표상되었는데 특히 가족의 사망이나 배신으로 인한 충격으로 정신장애가 발병했다는 설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한 대인 지각에 대해서는 특정행동의 반복과 환각 등 정신장애를 가진 인물의 비정상적인 행위로 인한 ‘비정상성’과 더러운 옷, 누런 이 등 위생불량 등으로 묘사되는 ‘식별가능성’이 가장 많이 표상되었고, 정신장애인에 대해 느끼는 감정, 정서적 지각으로는 선행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장애당사자의 비정상적인 행동 등으로 인한 ‘위험성’과 ‘예측불가성’ 등이 표상되었다.
상기의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추후 연구 및 영화 제작 등을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언하였다. 첫째, 영화 속에서 표상되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묘사가 해당 장애에 대한 그릇된 정보 전달은 물론, 사회적 표상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침이 확인됨에 따라 영화 제작자들은 제작 전 직접 경험이나 강의, 자문 등을 통해 소재로 하려고 하는 정신장애의 발병 원인과 임상적 특징 등을 바르게 인지해야 하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성 부각의 감소를 위한 제작자들의 자율 심의제도 도입을 제안하였다. 둘째, 정신장애 당사자 및 가족 모임 활성화, 옹호활동 등 활발한 편견해소 운동을 통해 정신장애인의 위험성과 폭력성을 소재로 한 영화를 감소시킨 미국과 같이 우리나라 역시 정신장애 당사자 및 가족, 관계자들이 전문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영화 제작 전반의 과정을 체계적,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정부의 관심과 재정적 지원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신장애에 대한 관심과 정보, 올바른 인식 형성을 위해 미국의 보이스 어워드(Voice Awards)와 같은 시상식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관련 기구의 관심과 후원 및 장애당사자, 가족, 사회복지사 등 관련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제안하였다.

주요어: 정신장애, 정신장애인, 사회적 표상, 편견, 대중매체, 영화, 원인 지각, 대인 지각, 정서적 지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