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의 진보는 일상생활의 편의 뿐 아니라 교실 속에도 멀티미디어의 활용과 더불어 수업 모형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해가 다르게 유행처럼 번지다 곧 사그라드는 교수법과 수업 모형의 물결 속에서도 교실 속에서 여전히 변하지 않고 활용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대를 따르고 또한 세대가 이어나갈 ‘이야기’의 활용이다. 특히 이야기는 초등학생들에게 제한되었던 경험의 지평을 넓혀주어 시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체화되어 이야기의 주인공이 겪는 심정적인 느낌을 겪고, 느낀 바대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데서 큰 의의를 갖는다. 왜냐하면 이는 모든 교과에서 지식과 더불어 가치와 태도, 더 나아가 실천적 면까지의 성장을 지향하는 전인적 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특히 ‘이야기’ 활용의 학습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학생들이 현재 살아가고 있는 글로벌한 환경의 필수 소양인 글로벌 시민성에 주목하였다. 아동은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며 발전해 나가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변의 글로벌한 환경적 맥락과 경험이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동의 제한된 시공간적 배경을 ‘이야기’를 활용한 간접경험을 통해 극복하여 그 것이 글로벌 시민성 함양에 영향을 주었는지 효과를 검증해보고자 하였다.
첫째로, 이야기를 활용한 수업 모형에 대한 선행연구 검토 및 이론을 통하여 기존 이야기 모형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아동들의 발달단계마다 특이성, 아동이 가진 경험의 한계, 실천적 지혜 부족 등을 보완할 수업 방법을 구안하였다. 구안된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의 핵심은 하나의 이야기를 선정하여 배경 및 사건을 탐구해가는 과정 중심이며, 직접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되어봄’으로써 느끼는 공감적 깨달음을 통해 실천적 지혜를 모색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새로운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이 글로벌 시민성을 함양할 수 있는지를 양적 수치화하기 위한 글로벌 시민성 측정 도구를 구안하였다. 기존의 글로벌 시민성 및 글로벌 시민 교육의 내용과 범주가 학자와 기관마다 달라 교실 속에서 활용이 어렵다는 비판에 착안하여 글로벌 시민성의 구성 주제를 ‘평화’, ‘다양성’, ‘지구공동체의식’, ‘글로벌정의’ 4가지로 정리하여 설정했으며, 각 주제에 대한 영역은 ‘지식’, ‘기능’, ‘가치태도’로 구성하였다. 문항은 타당성 검사와 신뢰도 검사를 통해 최종 28문항을 글로벌 시민성 측정 도구로 구안하였다.
셋째,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이 글로벌 시민성의 함양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 설계 및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은 현재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6학년 5개 학급을 무작위 선출하여 글로벌 시민성에 영향을 줄만한 항목에 대한 일반적 특질 검사를 선행하였다. 이 중 평균과 분산 등 가장 동질적인 2개의 학급을 선정하여 4차시의 글로벌 시민성 제재로 수업을 진행하였으며, 실험집단은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을 적용하고, 통제집단은 교재만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두 집단 모두교재는 KOICA가 국제이해교육으로 개발한 <담장너머 지구촌보기>를 이용하였다.
실험 결과,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을 적용한 실험 집단이 글로벌 시민성 구성 주제인 ‘평화’, ‘다양성’, ‘지구공동체의식’, ‘글로벌정의’ 요소 모두에서 사전 검사보다 유의미한 향상을 나타냈다. 반면 통제집단은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이 글로벌 시민성을 함양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은 하나의 이야기를 흐름에 따라 탐구해나가는 과정 중심, 탐구 중심의 수업 모형이며 교과에 상관없이 적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인지적 측면 외에도 기능, 가치태도 면에서 골고른 발전을 지향하는 전인적 교육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글로벌 시민성의 함양 효과가 나타난 만큼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글로벌 시민 교육 과정에 대한 적용 및 폭넓은 접근이 이뤄질 수 있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본 논문에서는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을 구안하여 이것이 글로벌 시민성 함양에 효과가 있는지에 집중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향후 폭넓은 연구를 통해 ‘이야기 속 인물 되어보기 수업 모형’이 여타 다른 교과에 어떤 효과를 줄 수 있는지, 또한 글로벌 시민성을 정리한 측정도구가 어떻게 글로벌 시민 교육 과정에 적용될 수 있는지 다방면에서 교육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