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라는 말은 공간을 표현할 때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표현이지만, 건축 공간을 디자인하는데 있어서는 그 의미의 모호함과 주관적 특성 때문에 평가 절하되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 미학과 철학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바라보는 새로운 경향이 대두되었으며, 이에 ‘분위기’ 철학의 선구적인 사상가인 게르노트 뵈메의 사상을 알아보았다. 뵈메는 건축이 고정적인 형태를 갖는 매체에서 벗어나 빛과 소리와 같은 환경적 요소를 사용함으로써 분위기를 산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건축이 지속적인 분위기 산출의 촉매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연함이 요구되며, 이러한 유연한 건축은 주체(인간)적 층위와 환경(자연)적 층위 사이에 위치하여 여러 다양한 유동적 요소들을 보다 원활하게 관계시켜주는 중요한 매체가 될 것이라는 소결론을 도출하였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분위기’ 개념을 통해 꾸준히 자신의 건축공간을 설명해오고 있는 스위스 건축가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의 공간분석을 통해 시적이며 영적이라 평가받는 그의 작품이 왜 다시금 현대 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어떤 특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공간에서 감동을 받게 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그의 건축공간에서 나타나는 ‘분위기’ 개념의 특성과 디자인 방법을 알아보기 위하여, 먼저 앞의 이론분석을 통해 얻어진 소결론를 통해 춤토르의 건축공간에서 연출된 분위기 표현의 특성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춤토르 본인이 저술한 2권의 작품집에서 자연요소와 건축요소 그리고 그에 따른 주체가 처해지는 상황적 요소를 추출하여 각 요소들 간의 관계를 매트릭스 표로 정리하고, 다변량해석법인 수량화Ⅲ류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2개의 축을 추출하였다. 각 축의 의미 해석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축에는 정(+)방향에 ‘외피’와 ‘긴 벽’과 같은 수직적 공간요소들이, 부(-)방향에는 ‘암체’와 ‘바닥’과 같은 수평적 공간요소들이 있었다. 이 축은 자연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정(+)방향에 가까울수록 외부 환경의 소리, 빛, 바람과 같은 자연요소를 투과하고 연출하는 매개로의 다공성 외피와 그것을 수용하면서 연출되어진 표현을 담아내는 화폭으로의 긴 벽이 드러난다. 이러한 방식은 주체의 감각성을 일깨우며 현재 있는 곳의 위치를 자각시키는 특성을 보인다. 반대로 부(-)방향에 가까울수록 유동적인 자연요소가 아닌 창을 통해 받아들여지는 수동적인 풍경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방식은 건축물이 고정되는 대지의 ‘장소성’과 관계가 있다. 대지의 경사면에 삽입되는 배치와 방위에 따른 실들의 배치는 주변 풍경의 변화에 더욱 밀접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축에는 정(+)방향에 ‘형태’와 ‘공간구성’과 같은 건축적 요소들이, 부(-)방향에는 ‘운동성’과 ‘물성’과 같은 인간적 요소들이 있었다. 이 축은 주체의 감각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정(+)방향에 가까울수록 솔리드(solid)한 메스와 내부로 열린 이중적 공간구성으로 주체가 사색하도록 만드는 공간이 나타나며, 부(-)방향에 가까울수록 재료의 물성과 주체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운동성으로 인하여 능동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결국 춤토르의 공간에서 분위기 구현방식은 자연을 공간에 받아들이는 방식과 공간을 이용하는 주체의 감각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나뉠 수 있었으며, 이 두 가지 방식을 이용하여 건축물을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연성을 가진 매체로 만들어 분위기를 창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한 본 논문의 프로젝트 계획안에서는 춤토르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장소성'을 고려하여 국내에 처음으로 그의 건물이 들어서게 될 남양성모성지를 사이트로 잡아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피정의 집을 계획하였다.

The term ‘atmosphere’ is a common expression used for space in everyday life, but the ambiguity and subjective quality of its meaning tends to make it underestimated in architectural space design. However, a new tendency of viewing this ‘atmosphere’ has emerged in the recent stream of aesthetics and philosophy, and so among which this study reviewed the thought of Gernot Bohme, a pioneer thinker of ‘atmosphere’ philosophy. Bohme regarded architecture as capable of producing atmosphere by utilizing environmental elements such as light and sound beyond any fixed form of media. From this perspective was derived a basic thesis: architecture’s functioning as a catalyst of continuous production of atmosphere should require flexibility above all, and this architecture would be an important medium to make better relationships of various flexible elements by standing in between the subjective (human) and environmental (natural) layers.
On this basis, this study analyzed the architectural space of Peter Zumthor ― the Swiss architect who has kept explaining his own works with the concept of ‘atmosphere’ ― intending to understand why his works are noticed in the present-day society and which characteristics of his space impress people.
To understand his concept of ‘atmosphere’ in architectural space and the related design methods, investigation was made firstly on the characteristics of atmospheric expressions produced in his architectural space in terms of the aforementioned basic thesis, the outcome of a theoretical analysis. Secondly, inter-elemental relationships were summarized in a table of matrix between the natural, the architectural, and the in-between situational elements of subjects ― each element of which was derived from Zumthor’s two volumes of portfolio works ― and then analyzed by the multi-variate quantification theory of type III. As a consequence, two axes were derived and their specific meanings were interpreted as follows:
On the first axis, such vertical elements of space as ‘envelope’ and ‘long wall’ were found in the positive direction, while such horizontal elements as ‘rock mass’ and ‘floor’ in the negative direction. This axis is interpreted as a way of receiving nature. The closer to the positive, the more revealed are the porous envelope as a medium ― producing penetration of such natural elements as the sound, light, and wind of outdoor environment ― and the long wall as a canvas ― capturing such produced expressions. This method is characterized by awakening the sensation of subjects and the perception of their present locations. The closer to the negative, on the other hand, the more remarkable was the passive influx of landscape through windows, not of flexible natural elements. This method is related to the ‘placeness’ of the site on which a building is anchored. The insertion of a building along the slope and the placing of rooms along the azimuth must be subject more closely to the change of surrounding landscape.
On the second axis, such architectural elements as ‘form’ and ‘spatial composition’ were found in the positive direction, while such human elements as ‘mobility’ and ‘materiality’ in the negative direction. This axis is interpreted as a way of utilizing the sensation of subjects. The closer to the positive, the more revealed is a space for subjective contemplation with the solid mass and the inwardly-opening space as a dual composition; and the closer to the negative, the more active atmosphere is formed by materiality and the mobility of making subjects step forward.
After all, Zumthor’s methods of embodying atmosphere in space can be divided twofold: receiving nature in space, and utilizing sensation of subjects who navigate the space. It could be found that both methods create atmospheres by making a building into a flexible medium, not any fixed one.
On these findings, the project design of this study was focused on considering 'placeness', one of the formative elements of atmosphere for Zumthor, so as to design a retreat house for Catholics by taking as its site the Shrine of Our Lady of the Rosary of Namyang where Zumthor’s first building in Korea will take p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