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여 기업이 출원한 특허가 등록 및 피인용 되는데 미치는 영향요인을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R&D 사업의 성과측정을 위하여 정부가 설정한 성과지표가 실제 특허의 등록 및 피인용 실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하여 R&D 지원사업의 성과 향상을 위한 시사점을 찾고자 하였다.
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지원이 늘어난 만큼 그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여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성과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지원만 확대하는 것은 재정 운영의 비효율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R&D 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성과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계량화된 지표를 통하여 성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노력도 그 일환이다. 정부가 매년 발간하는 성과계획서에는 R&D 사업의 성과지표로 특허출원 및 등록 건수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허출원만 하여도 성과로 인정하는 경우도 있고, 특허등록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R&D 사업의 특허성과는 출원 뿐만 아니라 등록까지 고려될 필요가 있다. 특허는 특허청의 엄격한 심사절차를 거쳐 등록 여부가 결정되며, 이 과정에서 출원인이 특허를 취하할 수 있고 특허청에 의해 등록이 거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등록이 결정된 특허라 하더라도 경제적·기술적 가치가 상이하다는 점에서 특허 가치도 성과로 고려되어야 한다. 특허의 가치를 평가하는 수단으로는 특허의 피인용 정보가 중요한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R&D 지원사업의 성과로 특허출원 수만 제시하는 경우 연구수행 주체들이 단기적인 성과에만 매몰될 가능성이 있다. 성과 측정에서 제외된 특허등록이나 특허가치 등을 소홀히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선행연구들에서는 성과평가와 관련하여 피평가자들이 보일 수 있는 행태왜곡 현상을 터널현상, 문턱효과 등으로 유형화하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정부지원 R&D 사업을 통하여 출원된 특허가 등록 및 피인용 되는데 미치는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 R&D 성과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주로 성과지표를 보완하기 위한 연구, 성과제도 개선을 위한 국내·외 비교 및 사례 연구 등이 주를 이루었다. 본 연구는 성과지표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성과지표가 실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가설검증을 위하여 선행연구에서 기업의 R&D 성과분석에 사용되었던 변수를 통제하였다. 정부지원 금액, R&D 활동을 수행한 기업의 종업원 수나 연구개발비 비중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가설의 검증을 위하여 특허 등록과 피인용 여부를 각각 종속변수로 하는 두 차례의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성과지표로 특허등록에 가중치를 부여한 경우에 특허 등록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특허를 출원만 해도 성과로 인정하는 사업의 경우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였다. 이는 정부가 R&D 사업에 대한 성과지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성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허의 피인용 여부를 종속변수로 하는 분석에서는 특허출원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경우 특허가 피인용 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를 출원만 해도 성과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등록이 결정된 기술은 성과지표와는 무관하게 기업이 혁신을 위해 노력한 결과일 수 있다. 이러한 특허의 경우 기술적 가치가 우수하여 다른 특허에 활용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분석 결과는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성과왜곡 현상이 우리나라 R&D 지원 사업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특허출원 뿐만 아니라 등록여부 및 특허의 가치까지 포함하는 R&D 성과평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