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고등학생의 소명의식,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진로성숙도의 전반적인 인식을 확인하고, 소명의식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진로성숙도 간 상관관계를 살펴본 후 소명의식이 진로결정 자기효능감과 진로성숙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고등학생 306명의 유효한 설문자료를 SPSS/WIN 20.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T-검증, ANOVA분석, 상관분석 및 회귀분석 등을 실시하였으며, 본 연구를 통하여 확인된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별, 종교유무에 따라 고등학생의 소명의식에 대한 인식차이를 확인한 결과, 소명의식 전체에서는 성별 및 종교유무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소명의식 하위변인 중 초월적 부름에서는 성별(남학생>여학생, p<.01), 종교유무(종교有>종교無, p<.01)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고등학생에게는 소명의식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게 느껴지거나 종교적인 것 또는 특정 종교의 용어로 이해될 수 있으므로, 종교유무 및 성별을 고려하여 진로지도의 접근방법을 다르게 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성별, 종교유무에 따른 고등학생의 진로결정 자기효능감과 진로성숙도에 대한 인식차이를 확인한 결과, 성별에 따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의 전체(여학생>남학생, p<.05)와 하위변인 중 직업정보수집(여학생>남학생, p<.01), 미래계획(여학생>남학생, p<.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진로성숙도는 전체(여학생>남학생, p<.01)와 진로성숙도 하위변인 중 목적성(여학생>남학생, p<.001), 준비성(여학생>남학생, p<.001), 독립성(여학생>남학생, p<.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종교유무에 따른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진로성숙도는 전체(종교無>종교有, p<.001)와 하위변인 중 목적성(종교無>종교有, p<.01), 준비성(종교無>종교有, p<.001), 독립성(종교無>종교有, p<.001)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고등학생의 소명의식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소명의식과 진로성숙도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본 결과, 소명의식과 진로결정 자기효능감(r=.461, p<.01), 소명의식과 진로성숙도(r=.242, p<.01)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상관계수로 볼 때, 진로성숙도에 비하여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이 소명의식과 더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이를 통하여 소명의식이 진로결정 자기효능감과 진로성숙도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변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소명의식 하위변인 중 ‘초월적 부름’은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의 하위변인 중 ‘문제해결’에 유의한 정적 상관을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소명의식의 하위변인 중 ‘의미/목적’과 ‘친사회적 지향’은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의 모든 하위변인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상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명의식 하위변인 중 의미/목적은 초월적 부름이나 친사회적 지향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정적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명의식 하위변인 중 초월적 부름은 진로성숙도 하위변인 중 결정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고, 의미/목적과 친사회적 지향은 진로성숙도의 모든 하위변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상관을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소명의식 하위변인 중 의미/목적은 초월적 부름이나 친사회적 지향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정적 상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소명의식이 있는 고등학생은 자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진로 결정 과업을 수행하며 자신의 진로를 자율적 능동적으로 계획하고 선택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소명의식을 인식한다는 것이 반드시 초월적 부름을 느끼는 방식으로 진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명의식을 종교적인 의미가 아닌 더 넓은 의미로 보편화시킬 때에는 초월적 부름의 경험이나 친사회적 지향보다 목적과 의미 차원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월적 부름이나 공동선에 대한 지향을 종교적인 가치로 보는 경향이 높으므로 종교유무를 넘어 더 다양한 고등학생에게 소명의식을 적용하여 진로교육 및 진로지도를 할 때에는 하위요소 중 ‘목적과 의미’를 강조하여 접근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고등학생의 소명의식이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소명의식의 하위변인인 초월적 부름, 의미/목적, 친사회적 지향 등을 독립변인으로 하고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의 하위변인인 목표선택, 직업정보수집, 문제해결, 미래계획을 각각 종속변인으로 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소명의식의 모든 하위변인이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하위변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소명의식 하위변인 중 의미/목적은 진로결정 자기효능감의 목표선택, 직업정보수집, 문제해결, 미래계획 등 모든 하위변인에서 초월적 부름이나 친사회적 지향보다 상대적 기여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되는 동시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고등학생의 소명의식이 진로성숙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소명의식의 하위변인을 독립변인으로 하고 진로성숙도의 하위변인을 각각 종속변인으로 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소명의식의 모든 하위변인이 진로성숙도 하위변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소명의식 하위변인 중 의미/목적은 진로성숙도의 준비성과 독립성에 유의하면서도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자신의 일과 삶의 목적 및 의미를 관련짓는 학생이 올바른 진로 결정을 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와 능력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주체적으로 진로선택과 결정을 내림을 의미한다. 반면, 소명의식 하위변인 중 초월적 부름은 진로성숙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월적 부름’이란 삶에서 진로와 같은 특정한 역할에 대한 동기가 신이나 가족의 기대와 요구, 통제 불가능한 생활환경, 사회의 요구와 같은 외부적인 자원으로부터 온다고 지각하는 개념인데,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소명의식 중 ‘초월적 부름’이 가진 이러한 특별한 개인의식은, 우리나라 진로교육에서 지향하는 고등학생의 진로발달 및 진로성숙에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해석됨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소명의식이 진로결정 자기효능감과 진로성숙도 등 진로발달에 어떤 관련을 보이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추후 소명의식을 적용한 진로교육의 가능성 및 고려할 점을 도출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특히 종교를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소명의식을 활용한 진로교육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종교와 무관하게 많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로교육에 소명의식을 적용하고자 할 때에는 중점을 두어야할 부분과 새롭게 해석 및 수정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하여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