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빈곤대물림은 절대빈곤기의 궁핍과 교육기회의 제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조부모대에서 물려받은 인적·사회적 자본의 결핍으로 부모세대는 일해도 가난한 불완전 노동을 벗어날 수 없고, 교육기제의 불평등과 선별적 기능은 청소년들을 학력경쟁과 또래관계에서 미끄러지게 하고 있으며, 복지기제의 공백은 이런 빈곤 가족들에게 완충적 역할을 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빈곤대물림은 지속된다. 지금까지 빈곤대물림에 대한 연구는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임금소득이나 직업지위만을 측정하여 단편적으로 진단하였고, 그에 미치는 영향들을 교육연수, 문화자본, 사회자본의 측면에서 바라보았다. 이 연구들은 빈곤대물림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맥락을 밝히기에 부족하였고, 빈곤대물림 가족 내부의 목소리를 들려주는데 미약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조부모대에서부터 빈곤대물림을 겪고 있는 가족 청소년들의 생애사를 통해 빈곤대물림의 다층적인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청소년은 사회복지학계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빈곤층 내부의 한 주체이며, 빈곤대물림 가족의 경험을 어린 시절부터 겪어왔고 곧 성인이 되어 빈곤층 탈출여부를 가늠하게 되는 길목에 놓여있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삶의 한 단계이다. 기존의 빈곤 청소년에 대한 연구가 학업성취, 학교적응, 진로전망 등 단절적인 측정치를 사용해 바깥에서 결과만을 관측하는 규범적인 성격을 띠었다면, 이 연구는 청소년의 전 생애를 통해 빈곤대물림이 어떻게 경험 속에 각인되고, 그것이 이들의 가족생활, 또래관계, 학교생활, 정서, 진로전망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진로를 고민할 때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내부의 목소리를 통해 다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13명의 조부모대에서부터 빈곤이 지속되어 온 빈곤대물림 가족의 청소년들을 심층면접했으며, 이 중 6명과는 그룹인터뷰도 진행하였다. 더불어 보조적으로 10명의 부모, 교사, 사회복지사와 면접을 진행하였고, 지역아동센터에서 현장연구도 진행하였다. 이 자료들은 질적연구 방법을 활용해 분석하였고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청소년들의 전 생애 과정에서 뚜렷하게 발견된 것은 그들 내부에 약동하고 있는 ‘힘’이었다. ‘힘’은 생명체로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려고 하고 세상을 향해 뻗어나가려고 하는 에너지인데, 빈곤대물림 가족 청소년들은 삶의 각 시기마다 ‘힘’의 발현에 있어서 차이점을 보여주었다.
초기에 청소년들은 빈곤대물림 가족 안에서 빈곤을 듣고, 보고, 다층의 약탈을 경험하고, 익숙한 관계와 공간으로부터 단절되고, 감정을 차단하는 경험을 한다. 이 빈곤대물림의 경험은 빈곤층의 다양한 삶의 양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는데, (한)부모세대의 불안전 노동, 가족해체, 친족 간의 끊임없는 자원약탈, 거주지의 불안정한 이동은 이들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소들이었다. 이 요소들이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자신의 존재기반 조차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성장하려고 하는 ‘힘’을 응축하여 불안정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하였다. 주위에 자신의 빈곤상황이나 해체된 가족의 상황, 그리고 학력부진을 감추고 자신이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어울려서 살 수 있도록 안정된 공간을 만들었다.
청소년들은 점차 내부의 ‘힘’의 성장을 스스로 인식하게 되고 자신의 ‘힘’의 색깔을 알게 되면서 ‘힘’을 확장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세상의 다양한 조건들과 맞부딪쳐 좌충우돌하게 된다.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낯선 학교의 권위에 부딪치고, 또래관계에서 부딪치면서 응집과 배제를 경험하게 되며, 고등학교 계열선택 단계에서 자신의 학력과 주위의 인식이라는 조건에 부딪친다. 청소년들이 좌충우돌하는 조건들안에는 학교의 비민주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운영과 부실한 계열선택 안내, 또래관계를 바라보는 편견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좌충우돌의 경험들은 잦은 실패가 반복되면 무기력으로 발전하고, 자신의 ‘힘’의 성장을 주위에서 알아주지 않으면 인정욕구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이 좌충우돌의 과정에서 자신의 욕구를 통제할 줄 아는 조절과 통제력을 발전시키게 되기도 한다.
졸업과 진로를 고민하게 되는 단계에 와서는 빈곤대물림 가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서 ‘힘’의 비상을 경험한다. 이들은 내내 불안정했던 삶을 극복하고 안정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략적인 진로탐색을 벌이고, 시간제 노동을 통해 미래 노동자로서의 경험을 맛보기도 하며, 제한된 조건 안에서 미래의 삶을 구상해 본다. 하지만 이들이 접하는 정보는 제한적이며, 학교나 사회에서 제공하는 진로지도는 부실했고, 이들을 둘러싼 노동시장 구조는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이들의 ‘힘’의 비상은 불안정한 비행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구과정을 통해 청소년의 ‘힘’의 존재를 알아주고 그 ‘힘’의 발현과 확장의 고군분투를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도덕적 권위를 가진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때로는 (한)부모가 될 수도 있고, 형제자매가 될 수도 있으며, 때로는 교사,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빈곤대물림 가족의 청소년들에게 이런 도덕적 권위를 가진 존재가 되어주는 안전망을 사회적 차원에서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제언들을 하였다.

The persistence of poverty through generations in Korea is not due to the needy life of absolute poverty and limited opportunity of education, but due to these factors ; the poor parents who had lack of human and social capital cannot escape from poverty though working ; the poor youths lag behind in competition because education system has a mechanism that increases inequality and discrimination ; the vacuum of social service cannot act as a buffer against the poverty. So far many studies have dealt with persistence of poverty through generations fragmentarily just by measuring income and grasping effect of education. These hardly had enough to explain the process and mechanism of the persistence of poverty through generations.
The aim of this study examines youths’ experiences coping with the persistence of poverty through generations and youths’ corresponding mechanism. The youth is the main agent of poor family but cannot be very much to the fore in social service policy. They have suffered from multi-layered lives of poor family and are in the path to the social career which may be judged getting out of poverty. They are facing the mechanism corresponding the persistence of poverty. The existing studies about poor youth had a normative feature, focusing on the outer behaviors such as a poor school achievement and a maladjustment with fragmentary measurements. Listening the youth’s inner voice, this study probes in multiple aspects how they have experienced the persistence of poverty, how their experiences have an influence on family lives, peer relationships, school lives, emotion and future career, and what strategies they have to achieve their future careers. For this study, 13 youths who have the persistently poor family participate in the depth interview and 8 youths also participate in the focus group interview. 5 parents, 3 social workers and 2 teachers do as a supplemental interviewee. A participant observation also occurs in a local children’s center. A qualitative method is used as researching method. The finding of the study is summarized as follows.
The youth in poor family has ‘a power’ which is vibrant with life all through. ‘The power’ is like an energy developing and reaching out to the world. There are several differences in which they manifest the power at each stage.
At the early stage, the youth experienced ‘listening’, ‘watching’, ‘being robbed’, ‘being severed’ from familiar relationship and space, and ‘intercepting’ their empathy. Their experiences showed the multiple aspects of lives of the poor ; parents’ underemployment, family dissolution, robbery by relatives, continuing movement of residence. Because these factors have destabilized their lives and their being itself, the youth are trying to protect themselves from that by condensing their power. With concealing their needy lives, family dissolution and school under-achievement, they create the safety which guarantees their place as human beings.
As the youths grow up and realize expanding their powers, they struggle with various difficulties. They get into strange authority of school system, and get stuck to or get rejected from peer relationship, and are forced to make the choices between poor school achievement and social recognition of high school. These difficulties lay in the undemocratic system of school, the poor guidance on school choice and the negative prejudice about teen’s clique. If their struggling ended up fail in vain, they would feel helpless. On the other hand, if they could not receive recognition for their achievement, they would have a drive to gain approval. With struggling with the difficulties, they develop their self-control and self confidence to regulate their needs.
At the stage of graduation and getting job, the youths accept their social status and existence, and prepare a leap for future. To overcome the unstable circumstances and lead a safe life, they make an effort to design the strategy for a career path, experience a labor market as a future worker by doing a part time job, and plan for future life under limited conditions of life. However, the information they could access to is restricted and the school offers very little and unpractical career guidance. To make matters worse, the labor market surrounding they face is getting very poor and unstable. Their leaping for future is expected to be gloomy and fail.
Throughout the studying, it is discovered that a person who acknowledged, took care about and waited for the youth’s power and endeavor, plays an important role in their growth. The person has a great moral authority about their lives and guides them continually. He/she becomes their parents, siblings, teachers or social workers. It suggests that social service have to offer the safety net like the per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