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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명료도는 마비말장애와 관련된 연구와 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말명료도가 발성, 호흡, 공명, 조음, 운율 등의 말산출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말명료도와 함께 말용인도(speech acceptability)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즉, 말명료도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면, 말용인도는 말이 자연스러움이나 호감의 정도에 대한 청자의 주관적인 판단을 의미한다.
다양한 말장애인을 대상으로 말명료도 및 말용인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관련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말명료도와 말용인도 측면에서 문제를 보이는 마비말장애와 관련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말명료도와 상관이 높은 것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분절적 요인으로는 자음정확도를 들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선행 연구들을 살펴보면 낱말 수준의 자음정확도와 단어나 문장 수준에서의 말명료도의 상관분석이 주를 이룬다. 또한, 초분절적 요소로 마비말장애인의 말의 속도, 강도, 음도, 쉼 등과 말명료도, 말용인도 와의 관련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선행 연구들을 통하여 과다비성이 말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요인임을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비말장애의 과다비성이 말명료도와 말용인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마비말장애인을 대상으로 자음정확도, 비음치, 말명료도, 말용인도를 평가하고, 그 관계성을 알아보았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마비말장애인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말과 유사한 자·모음으로 구성된 표준문단 읽기과제를 사용하여 얻어진 동일한 말샘플을 통하여 마비말장애인의 과다비성을 확인하고, 자음정확도 및 비음치와 말명료도, 말용인도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마비말장애 성인 10명과 일반 성인 16명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말과제로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말과 유사한 자·모음으로 구성된 표준문단인 ‘여행’ 문단 읽기과제를 사용하여 비음치와 자음정확도를 평가하였다. 말명료도, 말용인도의 평정은 마비말장애인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성인 평정자 20명에게 녹음된 말과제를 들려주고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를 사용하여 평정하게 하였다. 통계분석으로는 마비말장애 성인과 일반 성인과의 비음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독립표본 t 검정을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마비말장애 성인의 자음정확도 및 비음치와 말명료도, 말용인도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자음정확도를 통제한 상황에서의 마비말장애 성인의 비음치와 말명료도, 말용인도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편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자음정확도가 말명료도와 말용인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비말장애 성인 집단과 일반 성인 집단의 비음치 평균을 비교한 결과, 구강음과 비강음이 포함된 문장, 표준문단에서는 마비말장애 성인 집단의 비음치가 일반 성인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나 모음연장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기존의 연구 결과와 동일하게 모음연장 발성 /아/는 공명장애 평가의 비음치 측정 검사어로 유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마비말장애 성인은 표준문단을 통한 문단수준에서의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 말용인도는 유의한 상관을 보였으나 비음치는 말명료도, 말용인도와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 자음정확도를 통제한 상황에서도 비음치는 말명료도, 말용인도와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 셋째, 회귀분석 결과 마비말장애 성인의 자음정확도는 말명료도와 말용인도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음정확도의 경우 말명료도에 비해 말용인도에 영향을 덜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말용인도가 말의 강세 및 억양, 리듬, 속도 등과 같은 말의 초분절적인 요소에 자음정확도 보다 더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비록 본 연구에서 살펴본 비음치는 말용인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그 밖의 초분절적인 요소로 인해 말용인도가 말명료도에 비해 자음정확도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논의점은 다음과 같다. 연구계획 시에는 마비말장애 성인 피험자에게 청지각적으로 지각된 과다비성이 말명료도, 말용인도와 유의한 상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나, 비음치는 말명료도, 말용인도와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은 비음치 측정의 제한점, 피험자수의 제한점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음정확도를 통제한 상황에서 비음치와 말명료도, 말용인도의 상관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말용인도는 .40 정도의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말용인도의 경우, 과다비성과 상관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 없으며 이와 관련된 후속연구가 진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표준문단 읽기과제를 사용하여 얻어진 동일한 말샘플을 통하여 마비말장애인의 말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