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의 기술발달과 세계화된 식품체계에 따라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식량 공급의 양적 문제는 과거에 비해 다소 해결되었으나 이로 인하여 식품위험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의 문제에서 전 세계적으로 확대?증가하였다. 농업 생산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농축산물의 생육과정이 인위적으로 조작되고 먹거리 생산과 소비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늘어나면서 인공첨가제의 사용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문제에 대한 책임이 국가차원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증명하듯이 식품과 관련한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식품과 관련한 사건을 보면 식중독, 식품첨가물 오?남용, 품질향상이나 증산을 위한 화학물질 잔류, 석유화학제품 소재의 부산물 잔류, 환경유해물질의 오염 등 문제들이 지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내분비계 장애추정물질, 유전자변형 식품, 가축물질 등 새로운 형태의 식품위험이 사람이나 동물 및 생물 종의 안전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중국산 식품 멜라민 파동사건, 2009년 미국 살모넬라균 오염 땅콩버터사건, 2010년 국내 축산농가의 구제역 발생, 2011년 일본 방사능오염식품 사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식품위험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위험의 범위가 전 지구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류의 건강문제와 식품안전을 다루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 WHO),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eex Alimentarius Commission : CODEX),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United Nations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 FAO) 등의 국제기구가 설립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위생법,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농수산물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축산물위생관리법을 두어 식품공급 및 관련 문제를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식품안전을 위해서는 식품공급사슬(Food Supply Chain : FSC) 전반에 있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CSR)이 수반되어야 한다. 안전한 식품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식품 원자재 조달, 식품가공 프로세스 구축, 식품공급사슬 체계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식품 가공공정 자체가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협력업체로부터 조달 받은 원자재의 안전성 문제가 있거나 공급 과정에서 유해한 변질이 발생한다면 궁극적으로 식품안전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위해요소에 대한 완벽한 통제를 위해서는 설비와 관리적인 측면의 노력이 필요하며 만들어진 식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안전하게 유지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식품공급사슬 전반에 걸친 적절한 관리가 식품안전 수립을 위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문헌연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본 연구에서는 식품안전과 식품공급사슬과 더불어 CSR의 역할이 식품안전과 관련이 있으며 식품공급사슬과의 상호 연관되어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CSR이란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환경경영, 윤리경영,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노동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등 사회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며, 그에 따라 의사 결정 및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기업은 여러 부류의 이해관계자와 상호작용을 통하여 윤리적 책임을 지게 된다. 따라서 비즈니스는 윤리를 그 조직 속에 통합해야 하며 비즈니스 윤리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논점을 기술, 조사,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비즈니스 윤리는 학제적 분야로서 그 중에는 철학, 경영학, 법학, 공공정책 등을 포함한 다양한 연구 분야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박명섭, 2016). CSR은 1950년대 말 점진적으로 발달하였으며,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적?법률적 고려에서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포함시켰다(Maloni and Brown, 2006). CSR에 있어서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을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 Bottom Line : TBL) 이라고 하며, 기업들은 인간과 환경에 주는 피해를 회피하기 위하여 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ahman, 2011). 다만, CSR 요인에 대한 의견은 아직까지 일치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보다 분명하고 확고한 CSR 요인들이 요구되고 있다(Forsman-Hugg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이를 확장하여 경제적, 법률적, 환경적, 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식품안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식품공급사슬 전반에 있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수반되어야 한다. 식품공급사슬은 SCM 활동과 SCM 관계로 이분하여 생각할 수 있으며, SCM 활동은 제품 및 자원, 협동, 제조 및 프로세스, 포장 및 운송, 소비 등이 포함되고 SCM 관계에는 신뢰, 운영능력, 보상, 위험, 의존성이 속하여 있다. 식품 기업에 있어서 CSR 요인으로는 동물복지, 생명공학, 건강 및 안전, 환경, 노동과 인권, 지역사회, 공정거래, 조달이 이에 포함되고 있으며 CSR은 TBL 이론에 따라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법적 책임으로 체계적인 분류를 하고 있다. 이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는 SCM의 유?무형 요인들과 CSR 요인 및 체계와 상관성이 있으며 이를 통하여 식품 안전을 추구할 수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연구를 위하여 SCM을 실시하고 있는 식품 관련 사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으며, 설문 결과로부터 다음과 같은 학문적, 실무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먼저, SCM 활동 및 SCM 관계는 CSR 활동과 관계에 있어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SCM의 활동이 CSR 활동과 관계 모두에 정의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SCM 관계 역시 CSR 활동과 CSR 관계를 도출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TBL 이론에 따라, 예상과 같이 CSR 요인들은 모두 CSR 체계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책임의 식품안전과 관련성 여부에 있어서는 가설이 기각되었다. 이는 선행연구와 같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기본 목표에 근거하여 기업의 활동이 경제적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추정된 것으로 사료된다. 실제로 설문 이후 설문 결과를 근거로 관련 업무 종사자들과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다소 비슷한 의견을 수령하였다. 법적 책임이 유의한 것은 사회적?환경적 책임에 비해 강제성이 높고 의무적으로 실천해야 되는 부분이기에 이에 대해서도 가설이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