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경제 혹은 대안경제의 주체로 다뤄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논의들은 경제 조직으로서의 지속가능성보다는 창출할 수 있는 가치들에 편중되어 왔다. 그러나 사회적협동조합은 생존을 위해 분투해야 하는 경제 조직인 만큼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원 확보에 관심이 필요하다. 협력네트워크는 사회적경제 진영의 고전적 자원 확보 전략으로 꾸준히 강조되어 왔음에도 사회적협동조합의 협력네트워크가 어떠한 조직 요인으로 활성화되고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을 형성하게 되는가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게 다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실정에서 본 연구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조직역량이 협력네트워크 활성화에 주요한 영향 요인임을 실증하였다. 사회적협동조합의 여러 요인들 중 조직역량에 초점을 둔 까닭은, 협력은 상호의존적인 활동으로 자원을 요청한 조직은 자원을 제공하는 조직에 성과를 나눌 수 있는 조직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조직이 협력네트워크에 참여해야 하는 당위성은 자원의존이론에서 확보하였다. 자원의존이론은 사회적협동조합이 환경에 의존하게 되는 동기, 자원 확보 요인, 자원 의존의 위험, 의존 감소 전략에 관련한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자원의존이론가들은 자원을 조달하는 동시에 의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대체자원 확보 전략을 제안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자원의존이론을 기반으로 관련 변인을 정의하여 연구의 분석을 진행하였다. 대체자원 확보 정도는 사회연결망 분석의 지표 중 연결중심성과 맥락을 같이하므로, 연결중심성을 통해 사회적협동조합이 다양한 조직과 협력을 맺은 정도 및 협력네트워크의 총 활동 빈도로 파악하였다. 그리고 독립변수로 사회적협동조합의 특유성인 이중의 목적 수행과 협동조합 운영방식이 반영된 기업가 역량, 거버넌스 역량, 미션 역량을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전국에 분포된 사회적협동조합 중 219곳에 설문지를 배포하였으며, 이중 회수된 120부를 분석하였다. 분석방법으로는 사회네트워크분석과 음이항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사회적협동조합의 거버넌스 역량은 모든 협력네트워크 연결중심성에서 부(-)적으로 유의하였다. 사회적협동조합의 거버넌스 역량은 민주적 의사결정과 조합원 및 이사진의 활발한 참여를 포괄하는 역량이다. 거버넌스 역량이 높은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내부 이해당사자의 자원을 조달할 수 있으므로, 외부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자원을 조달할 필요성이 감소할 수 있다. 둘째, 기업가 역량의 경우, 모든 협력네트워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을 나타내지 못하였는데, 이는 현재 기업가 역량이 사회적협동조합의 협력네트워크에 특정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지 않음을 짐작하게 하였다. 더불어 현재 사회적협동조합들이 집중적으로 종사하는 업종이 교육 및 사회서비스업임을 감안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셋째, 미션 역량의 경우, 모든 협력네트워크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 요인이었다. 이는 지역사회의 문제에 적극적이고, 정치의식이 높은 사회적협동조합일수록 다양한 조직으로부터 필요한 자원을 제공받을 수 있는 협력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추측케 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 사회적협동조합의 조직역량이 단순히 경쟁우위를 벌이는 무형의 자원이 아니라 자원을 조달하는 협력의 기제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조직역량은 그 성격에 따라 협력네트워크를 저하시키거나 활성화시키는 요인이었다. 특히, 거버넌스 역량이 높을수록 모든 협력네크워크 활동은 감소하였으므로, 내부 결속이 높은 사회적협동조합에 협력네트워크는 선호되는 자원전략이 아닐 수 있다. 거버넌스 역량은 이사회 및 조합원의 이해관계에 따른 자기규제의 기제이므로, 외부자원을 수용할 필요성이 낮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 사회의 현안과 정치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미션 역량이 높을수록 다양한 외부 조직과의 협력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