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통영 오귀굿 전승과정과 연행양상을 파악하여 춤사위의 유형과 구조를
분석하고, 연행 원리와 의미를 살피는 것이 목적이다. 1980년대부터 남해안 굿에 대
한 현장 조사보고와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으나 통영 오귀굿에 대한 연구는
미비하다. 통영 오귀굿 연구는 소수 학자에 의해 주로 굿의 과정과 전승, 장단연구
에 집중되었고, 굿춤은 제의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분류하거나 요약하는 수준으
로 전체적 굿춤양상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통영 오귀굿의 춤사위의 경우 문
헌상 기록이 거의 없어 춤사위에 내재한 사상성을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며,
독창적인 춤사위 기법과 다양한 구조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통영 오귀굿의 1982년 영상자료를 바탕으로 굿의 전체적
양상을 파악하고 연행절차에 따른 굿춤의 유형과 춤사위 분석을 하였으며 그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통영 오귀굿 전승과 연행양상에서는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하는 오귀
굿의 유래와 전승과정, 전승주체, 연행양상을 해명하였다.
남해안 지역 사령(死靈)굿인 통영 오귀굿은 조선시대에 설치된 삼도수군통제
영(三道水軍統制營) 부속 관청인 통영신청의 영향을 받았고, 400여 년 역사의
명맥을 현재까지 이어나가고 있다. 과거 많은 세습무들이 활발히 무속활동을
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전승이 끊어진 상태이며, 마지막 후손인 정영만과 그의
자녀들, 그리고 연희ㆍ무용ㆍ국악 등을 전공한 제자들이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
다. 본 연구에서는 과거 굿을 하였던 연행자들을 조사하여 부정확한 부분을 바
로 잡고 현재까지 전승을 하고 있는 연행자들을 나타내는 통영 오귀굿의 무계
도를 작성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남해안 굿을 주도하고 전승해 온 세습무 집단
의 형성과 어떻게 전승되어졌는지 밝힌 것이다.
연행양상에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촬영한 1982년 <충무 오귀굿> 영상
자료를 분석하여 통영 오귀굿 진행과정과 의미를 구분하였고, 기존에 연구 된
연행절차의 부정확한 부분을 바로잡아서 17거리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연행양
상에 따른 굿춤의 구성과 제의적 기능을 밝혔다. 1987년 남해안 별신굿이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지만 연행자의 잇따른 타계와 지정 전후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첫 예능보유자가 연행한 전통 방식의 굿을 토대로
연구하고자 1982년 영상자료가 바탕이 된 것이다. 통영 오귀굿 진행과정은 준
비의식, 본 의식, 마무리 의식으로 구분하여 준비의식은 망자 청배, 본 의식은
망자 존재변환과 망자 천도, 마무리 의식은 잡귀ㆍ잡신풀이로 정리된다. 연행절
차는 ①부정굿 ②넋건지기 ③당산굿 ④문넘기 ⑤천왕굿 ⑥방안오귀 ⑦손굿 ⑧
손님풀이 ⑨동살풀이 ⑩영둑굿 ⑪길닦기 ⑫대잡기 ⑬환생탄일 ⑭축문 ⑮시왕탄
일 ?대신풀이 ?시석굿으로 정리하였다. 이 중 천왕굿을 기존 연구자들은 제
석굿 또는 성주ㆍ천왕굿으로 기재하였다. 이 부분은 연행자들 의사소통에 혼란
이 생긴 것으로 일반 사람의 망자천도굿을 할 때 이 굿은 성주굿이 되지만, 연행된 장소가 굿을 하는 세습무의 집이라는 점과 망자는 살아생전 굿을 하던 사
람이며 대신들까지 같이 모셨기 때문에 천왕굿으로 봐야한다. 굿을 받을 대상
이 누구냐에 따라 성주굿 또는 천왕굿으로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통영 오귀굿의 춤은 상황에 따라 즉흥성을 보이기 때문에 정해진 형식과 동
작을 결정짓는데 어려움이 있다. 전체 굿거리에서 연행무구를 사용하는 특징이
있고, 굿춤의 구성은 제의적 기능에 따라 ①청신무 ②오신무 ③송신무 ④축귀
무 ⑤축원무로 정리된다.
둘째, 통영 오귀굿 춤사위의 유형과 구조에 관한 내용이다. 통영 오귀굿 춤사
위 유형은 단조로운 동작을 거듭 반복함으로써 주술적 효과를 높이는 특징이
있었다. ①회전형 ②휘젓기형 ③어르기형 ④뿌리기형 ⑤흔들기형 ⑥펴기형 ⑦
보행형의 유형이 연행절차 속에서 무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춤사위마다 무구
의 사용으로 주술적 의미가 더 뚜렷해진다.
춤사위 구조는 우리 춤의 정서요인 인 맺힘과 풀림을 프랙탈 원리에 연관하
였다. 통영 오귀굿의 춤사위는 망자의 비정상적인 죽음을 온전한 죽음으로 만
들고 극락천도를 위하여 끊임없이 무한 반복된다. 춤에 내재된 맺힘과 풀림이
끊임없이 작용되어지다가 조화를 이루고 망자의 극락천도라는 프랙탈 모양을
생성하게 되는 것을 밝혔다.
춤사위 연행기법에서는 객관적인 방법과 나열하는 방식의 기법은 맞지 않으
므로 표면적 특징을 통해 분석하였다. 먼저 팔놀림은 ①어르는 사위 ②뿌리는
사위 ③감는 사위 ④메는 사위 ⑤흔드는 사위 ⑥모으고 펴는 사위 ⑦접는 사위
⑧한 팔 드는 사위가 있고, 발디딤은 ①모둠 발디딤 ②전진과 후퇴하는 발디딤
③좌ㆍ우로 이동하는 발디딤 ④좌ㆍ우로 회전하는 발디딤 ⑤즉흥적인 발디딤으
로 구분하였다.
셋째, 통영 오귀굿 춤사위의 속성과 기능에 관한 내용이다. 춤사위에 내재된
음양(陰陽) 관계가 조화와 통일의 과정을 거쳐야만 굿에서 나타난 갈등을 해소
할 수 있다. 춤사위에 나타난 속성은 신성하고 한(恨)적인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恨)을 풀고, 얽힌 문제들을 해소하려는 희망적인 신명(神明) 또한
중요시 여긴다. 본 연구에서 춤사위 속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음양사상에 중점
을 둔 것은 통영 오귀굿 역시 정신을 바탕으로 한 내적 긴장의 요소들이 발현
되기 때문이다. 음양사상을 바탕으로 한 춤사위 접목은 ①굿의 요소로 본 사상
적 접근 ②춤사위에 나타난 음양의 개념 접근이다. 결과적으로 연행공간에서도
이승과 저승의 시간과 공간 개념이 나타났고, 연행요소 중 하나인 무복도 양색
(陽色)인 청색ㆍ황색ㆍ적색ㆍ흑색ㆍ백색과 음색(陰色)인 녹색을 배합하여 만들었음
을 알 수 있다. 적색과 청색이 주조이고 중심에 흙색 일색이다. 적색의 붉은 기운
은 생명과 화(火)를 상징하고 흙색의 검은 기운은 죽음과 물(水)을 상징하기 때문
에 무복의 색깔로서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춤사위는 음양 원리에 의한 상호작용으로 무한한 생성ㆍ변화로 작용되어지고,
음과 양의 상대적 성격들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어 춤을 만들어 낸다. 날숨으로 몸
통이 안으로 모이고 내려가는 기운의 흐름을 가지며, 들숨은 펼쳐지거나 넓은 동
선으로 위를 향하는 기운의 흐름을 가진다.
춤사위는 단순히 연행자에 의해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굿을 참여한 이들
과 함께 어우러져 제의적, 연극ㆍ오락적 기능과 함께 표현된다. 또한 통영 오귀
굿은 세습무지만 신격화를 상징하는 강신무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
든 연행절차에 제의적 기능이 있다면 연극ㆍ오락적, 상징적 기능은 구분되어
나타난다.
통영 오귀굿의 춤사위는 단순하지만 음양의 구조로 신과 공존 하는듯한 안정
적인 춤사위가 많고, 강신무와 같은 긴장감, 비장감은 없지만 부드러운 춤사위
에서 여성적이고 정적인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