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먹거리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요구되는 시민성으로서 먹거리 시민성을 상정하고, 먹거리 시민성 함양 프로그램을 개발 및 적용하여 사회과 환경교육에서 먹거리 시민성이 갖는 의의를 밝히는 데 있다.
본 연구에서 먹거리 시민성은 먹거리와 관련된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시스템의 발전을 위하여 사적·공적 영역에 참여하는 권리와 책임이라고 정의한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의 수행 단계와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먹거리 시민성은 사회과 환경교육에서 사회적 권리와 의무, 시민성의 공간, 참여의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먹거리 시민성을 함양한 학습자는 사회적 권리의 관점에서 먹거리 문제를 인식하고, 나아가 개인과 타자의 권리 존중을 위해 수반되는 의무와 책임감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사회과 환경교육에서 학습자가 인지하는 먹거리 시민성의 공간은 개인의 몸에서부터 확장되어 모든 장소와 공간을 포함한다. 이는 먹거리 문제의 범위가 먹거리 시스템의 지구화로 인해 특정 공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먹거리 시민성의 함양은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한 사적·공적 영역에서의 참여를 강조한다. 먹거리 시민성의 함양은 먹거리 문제해결을 위한 ‘일상생활 속의 참여’를 실천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먹거리 시민성의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였다. 프로그램의 개발은 국외 먹거리 관련 프로그램과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사회 교과서 분석, 델파이 조사와 학습자 설문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였다. 델파이 조사는 27명의 전문가 패널과 4명의 자문위원, 3명의 코더(coder) 위원이 참여하였으며 3차에 걸쳐 실시하였다. 프로그램의 주제는 ‘음식 여행’, ‘건강한 햄버거’, ‘공정한 초콜릿’, ‘행복한 달걀’, ‘모두를 위한 먹거리’이다. 학습 내용은 먹거리 시스템, 먹거리 정의, 푸드 마일리지, 로컬푸드, 공정무역, 동물복지,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먹거리 시민성 함양 프로그램은 연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고자 전문가들의 자문과 예비수업을 통해 수정·보완하였다. 완성된 프로그램은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S 초등학교 6학년 24명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적용하였다.
셋째, 본 연구는 학습자들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설문조사와 면담을 하였다. 그리고 먹거리 관련 사전·사후 인식 조사 결과와 차시별로 작성한 수업 활동지를 분석하였다. 프로그램 적용 결과, 학습자들은 먹거리에 내재한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먹거리를 사회·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학습자들은 지속가능한 먹거리의 생산방식을 선호하고, 윤리적인 먹거리를 위한 개인의 행위, 먹거리 시장의 변화, 국가의 정책적 측면에서 먹거리 문제의 해결방안을 탐구할 수 있었다. 또한 학습자들은 먹거리 문제를 불평등, 정의, 배려, 동물권, 지속가능성과 같은 가치의 관점으로 인식하였으며 먹거리를 둘러싼 모든 존재에 대한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넷째, 본 연구는 학습자들과의 면담을 통해서 먹거리 시민성의 사회과 환경교육적 의의를 탐색하였다. 먼저 시민성은 권리와 의무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환경교육은 대부분 시민의 의무로서 접근하였다는 한계를 지닌다. 반면 사회과 환경교육에서 먹거리 시민성의 함양은 시민의 권리에 주목함으로써 권리와 의무의 균형적인 관점을 추구할 수 있다. 또한 먹거리는 미시적인 ‘몸’에서 거시적인 ‘세계’까지의 공간적 스케일까지 그리고 먹거리 시스템을 따라서 생산에서 처리까지 여러 공간을 거쳐 이동한다. 이러한 양상을 통해 먹거리 시민성의 함양은 각각의 공간을 단편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존재하는 공간과 다차원의 공간을 서로 넘나들며 연결하여 사고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먹거리 시민성의 함양은 먹거리 소비와 같은 일상에서의 행위를 참여로 보기 때문에, 시민성 교육의 궁극적 목표인 사회적 참여를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먹거리 시민성 함양을 위한 교육 목표는 먹거리와 관련된 환경문제 인식, 먹거리 문제에 관한 의사 결정력과 문제 해결 능력 함양, 지속가능한 먹거리 시스템을 위한 참여이다. 이는 사회과 환경교육의 목표와 동일한 맥락으로서 먹거리 시민성은 사회과 환경교육에서 구현할 수 있는 시민성임을 의미한다. 또한 먹거리 시민성의 사회과 환경교육적 의의는 사회적 권리로서 먹거리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나와 먹거리의 다차원적 공간을 연결하며, 일상생활에서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한 사회적 참여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한다.
본 연구는 먹거리 시민성을 국내 초등 사회과 환경교육 연구 분야에서 처음으로 고찰하였으며 먹거리 시민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사회과 환경교육이 지향하는 후향적 성격과 실제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사회과교육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으며, 연구 참여자인 학습자들과의 면담자료를 분석하여 사회과 환경교육에서의 질적인 의미를 도출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가 먹거리 시민성의 개념 도입의 차원을 넘어 실제적인 시민성으로서 교육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