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빈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해빈은 다양한 해안생물의 서식처 역할을 하고 폭풍, 해일 등으로부터 육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해수욕장으로 이용되어 휴식, 레저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 동해안의 경우 모래 공급이 풍부하여 해안선을 따라 해빈 발달이 탁월하므로 지역경제의 기반이 되고 있다. 더불어 해빈의 침식은 생태공간의 파괴뿐 아니라 해안시설물의 파손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도 발생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해안침식에 따른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안침식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나 난개발로 인한 토사공급량 감소로 장기적이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거나, 해안구조물의 신설 등으로 파랑 및 해류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해안침식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장기적 요인뿐 아니라 단기적 요인과 함께 해저지형, 기반암 분포, 해빈 경사 등 국지적 요소들을 종합하여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연구지역인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의 궁촌-초곡 일대 해빈에서는 2010년경부터 해안침식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고 그 원인으로 북쪽에 건설된 궁촌항 방파제에 의한 파랑변형이 지목되었으며 잠제설치, 양빈 등 해빈 복구를 위한 노력에도 해마다 침식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무인항공시스템을 이용하여 궁촌-초곡 일대 해빈을 주기적으로 측량하여 변화양상을 분석하고 침식원인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무인항공측량을 통해 연구지역 해빈의 DEM 및 정사영상을 제작한 결과, 각각의 GSD는 약 2.53㎝, 1.26㎝로 고해상도 공간자료 구축이 가능하였으며, X, Y, Z축 RMSE는 각각 1.70~6.34㎝, 1.53~8.36㎝, 4.15~11.15㎝의 높은 정확도를 보여‘무인비행장치 이용 공공측량 작업지침’에 부합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기존 해빈변화 연구방법과 비교하여 세밀한 지형 변화의 탐지뿐 아니라 양빈이나 태풍과 같은 이벤트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기간 동안 해빈을 따라 약 200~250m 간격으로 침식 및 퇴적이 교대로 발생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시기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침식 구역에서는 급경사지가 형성되고, 퇴적 구역에서는 해빈커스프가 발달하는 특징이 나타났다. 이러한 침식 및 퇴적 경향과 해빈 미지형 분포 특성은 이안류에 의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데, 해안선의 형태가 전반적으로 요철형으로 변화하며 메가커스프 지형이 형성된다. 또한 연구지역의 항공사진 및 위성영상에 의하면, 해빈 전면의 해저에 메가커스프 지형과 조화를 이루는 초승달 사주가 발달해 있는 것이 확인된다. 이안류의 수로가 위치한 메가커스프의 만입부에서는 퇴적물이 외해 쪽으로 운반되어 침식이 발생하는 반면 퇴적이 진행되는 메가커스프의 첨단부에서는 해빈이 성장한다. 그러나 이안류 수로는 운반된 퇴적물에 의해 매립되므로 한 지점에서 침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대략 한 달에서 두 달 간격으로 이안류의 수로가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계절에 따른 해빈변화는 가을부터 봄까지 평균 파주기의 변화 따라 체적의 증감이 나타났으며, 여름철에는 건설적 파랑에 의한 전형적인 해빈 체적 증가현상이 확인되었다. 한편 여름과 가을 사이는 태풍의 발생 여부에 따라 해빈체적의 변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즉 태풍이 발생하지 않은 해에는 해빈이 성장하는 한편, 태풍의 영향을 받은 해에는 급격한 해빈 체적 감소가 나타났다.

연구지역 해안의 장기적 변화를 살펴보고 궁촌항 건설 전, 후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1948~2017년 해안선 변화 양상을 살펴본 결과, 메가커스프 지형의 발달에 따른 요철형 해안선이 확인되며 이안류에 의한 해빈변화는 과거부터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궁촌항 건설 전 약 57년 간 해안선은 지속적으로 후퇴하였으나, 이후 약 7년간은 전반적으로 해안선이 전진하였다. 구간별로 볼 때, 궁촌해변 해안선은 상당히 전진한 반면 원평해변 북부는 후퇴하여 궁촌항 방파제로 인한 해안선 변형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궁촌항 건설은 원평해변 북부까지만 영향을 미쳤으며, 원평해변 남부부터 문암해변에 이르는 구간은 궁촌항 건설의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궁촌-초곡 일대 해빈은 1948년 이후 지속적인 해안침식에 의한 해안선 후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것은 기후변화와 유역분지 내 토지이용 및 식생피복 변화에 따른 토사량 감소로 인한 장기적 변화과정이다. 한편 궁촌항 건설은 궁촌해변과 원평해변 북부 지형에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 과정에서 해안침식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궁촌항 건설의 영향을 받지 않은 원평해변 남부 및 문암해변에서도 해안침식에 따른 피해가 있었으며, 이것은 이안류에 의해 퇴적물이 외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메가커스프의 만입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2010년 원평해변 배후의 곰솔림에 조성된 해양 레일바이크 선로의 일부 구간이 침식으로 피해가 가시화된 한편 옹벽설치로 파랑의 반사에너지가 커져 침식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