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스포츠조직체계의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이분법적으로 운영되어 오던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다. 이는 기형적 조직구조 하에 나타나는 한국스포츠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고 생활체육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합리적 질서가 생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스포츠계의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사회질서의 복잡성과 그로 인해 발생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시각과 해석을 제시한 니클라스 루만의 체계이론에 기초하여 첫째, 한국스포츠조직체계의 자기생산 및 구조적 연동과정을 분석하고 둘째,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종합적으로 탐색하여 그 한계를 규명한 후 셋째, 향후 한국스포츠조직체계의 발전적 방향과 대안을 제안하는데 목적을 두고 수행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목적 달성을 위해 본 연구는 질적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대상은 통합체육회와 A시도체육회 B시군구체육회로 설정하였으며, 유(有)목적 표집법 중 준거표집과 눈덩이 표집을 활용하여 통합체육회 근무자 3인, 지역체육회 근무자 3인 총 6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분석에 사용될 자료는 심층면담, 문헌조사, 언론보도 등 다양한 자료 수집원을 통해 수집하였으며, 수집된 자료는 루만의 체계이론에 기초하여 귀납적·연역적 접근으로써 질적 내용분석방법을 통해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삼각검증, 연구 참여자 확인, 동료 간 협의, 연구노트 작성 등을 통해 연구의 진실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인류학회(1971)와 Beauchamp & Chidress(2001)이 제시한 윤리준수원칙에 근거하여 연구윤리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스포츠조직체계의 자기생산은 전문체육지향코드, 지속불가능성코드라는 코드와 가시적 성과, 화학적 문화융합, 예산의 비(非)코드화, 구조·기능적 모순이라는 프로그램과 전통적 권위주의, 사회적 이슈, 양화(量化)된 스포츠가치라는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스포츠조직체계의 자기생산은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몇몇 긍정적 변화를 제외하고 통합체육회 출범 취지와 상반되는 자기생산이 이루어 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둘째, 한국스포츠조직체계의 구조적 연동은 폐쇄적 태도에 기인한 유관기관 및 정부 부처와의 비(非)연동성과 정치적 민감성과 법의 모순에 기인한 법·제도와의 비합리적 연동으로 도출되었다. 즉, 합리적 질서 생산을 위해 조직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들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스포츠조직체계는 유관기관에 대해서는 폐쇄적 태도와 비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정치 통제 및 법제도와는 모순적 관계를 형성함에 따라 체계를 둘러싼 환경과 합리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등 닫힌 체계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처럼 한국스포츠조직체계는 폐쇄성을 바탕으로 다른 기능체계들과의 구조적 연동을 봉쇄 또는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한국스포츠조직체계는 통합체육회의 목표와 가치에 부합하는 코드, 프로그램,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통합체육회 출범 이전의 체계와 큰 차이를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어떠한 개인(리더)에 의해 자기생산 및 구조적 연동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개인의 존재와 행위에 의해 작동되고 있었으며, 권위주의적이며 폐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체계를 둘러싼 환경(또는 다른 체계)과의 구조적 연동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루만의 체계는 커뮤니케이션 사슬로서 코드/프로그램/커뮤니케이션 매체가 순서 및 서열에 상관없이 서로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스포츠조직체계의 사슬은 지속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합리적 체계로의 진화를 위한 후속 커뮤니케이션을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다양한 한계와 오류가 생산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