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자녀에 의한 노부모의 학대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함으로써 그 본질적인 의미구조를 Van Manen이 제시한 현상학적 방법으로 이해하고자 시도되었다. 이런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현상학적인 연구 질문은 ‘자녀에 의한 노부모의 학대경험의 본질과 가족관계 현상은 어떠한가?’이다.
연구방법은 현상을 지향하는 연구자가 자신이 지니고 있는 ‘가정과 선이해’를 먼저 밝히며 피학대 노부모들의 내부자적 관점에서 체험의 본질에 집중하였다. 자료가 수집되는 ‘실존적 탐구’단계에서 연구 참여자는 자녀에 의한 학대를 경험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판단표집법으로 선정하였고, 이에 동의하고 선정기준에 부합한 8명으로 최종 선정되었다. 먼저 피학대 노부모에 대한 연구자 개인의 현장경험을 출발점으로 노부모 학대와 관련된 어원과 관용 어구를 수집하고, 자료가 충분히 포화상태가 될 때까지 연구 참여자들과의 심층면담을 통해 그들의 생생한 체험 자료를 더했다. 면담 자료는 모두 녹음하여 필사한 후 분석하였다. 또한 예술 작품과 문학, 언론 보도로부터 연구 참여자의 경험에서 분리된 주제와 의미에 대한 묘사들을 수집하였다.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수집된 자료들은 Van Manen이 제시한 체험된 시간, 체험된 신체, 체험된 공간, 체험된 관계와 같은 4가지 실존체에 따라 해석학적 현상학적인 반성이 되었다. 주제에 관한 진술을 분리하고, 예술 작품에서의 주제 진술을 수정함으로 본질적 주제 결정의 과정을 거쳤다. 이에 전체론적 글 읽기, 선택적 글 읽기, 세부적 글 읽기 방법에 따라 의미단위로 구분하고, 다시 범주화된 과정을 통하여 주제로 묶으면서 본질적인 주제를 결정하였다. 결정된 본질적 주제를 기반으로 연구 참여자들의 일상적인 언어에 집중하면서 예제를 다양화하여 글을 쓰고, 다시 고쳐 쓰는 해석학적 현상학 글쓰기를 통해 자녀에 의한 노부모의 학대경험의 본질적인 의미 구조의 심층적인 이해를 도모하였다.
본 연구 결과 자녀에 의한 노부모의 학대경험의 주제로 <삼대로 이어지는 굴레>, <삶의 절벽과 마음의 벽>, <반복되는 갈등과 고통으로 무너짐>, <몸과 마음이 침식되는 고통>, <삶이 아파도 끊을 수 없는 인연>, <상처 부둥켜안고 살아내기>라는 6개의 본질적 주제와 24개의 하위 주제로 드러났다. 본 연구의 결과로 자녀에 의한 노부모의 학대경험의 의미와 본질적인 구조가 도출되었고, 그들의 가족관계 경험과 노부모 학대와 관련된 현상을 그들의 관점에서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논의는 첫째, 부모- 자녀의 상호관계는 현재 학대라는 결과를 넘어 과거의 풀리지 않았던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있는 축적된 갈등과 문제의 발현으로, 이러한 역동은 다세대로 전수되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둘째, 자기분화와 관련된 역기능적인 관계는 가족체계의 누적된 미분화의 결과로서 노부모 학대를 강화하거나 촉진하기도 한다. 셋째, 가족체계 안에서의 과대기능, 문제의 회피, 감정적인 반응 등은 학대발생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넷째, 자녀에 의한 학대로 인해 노부모들에게 일어나는 현상은 어떠한 감정과 증상을 넘어 전존재가 흔들리고 침식당하는 참혹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다섯째, 자녀가 가해자이기 때문에 더욱 은폐하며 ‘내 자식’이기에 감내하며 극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인내한다. 여섯째, 피학대 노부모와 자녀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체계론적 관점과 심리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와 논의를 통한 이론적, 실천적, 정책적 함의와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