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사회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요구된다. 인간의 능력으로서 남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타인과 협력, 소통하는 의사소통능력은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Coleman(1995)에 의하면 의사소통역량은 경험과 교육에 의 해 향상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자기 생각을 언어로 표현함에 한계가 있는 초등 시기에 미술감상 활동은 미적 체험뿐 아니라 미술작품을 매체로 의사소통역량을 기를 수 있는 훌륭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VTS 감상 교육방법에 움직임을 접목한 Weisberg(2006)의 Museum Movement Techniques를 직관적이고 경험에 의존하는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게 적용하였을 때, 의사소통역량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이론적 고찰을 통해서 Vygotsky의 사회적 구성주의 이론에서 근거한 근접발달단계와 비계설정 이론, 그리고 학생 중심 감상 활동에 초점을 둔 VTS 감상학습 방법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또한, 신체의 감각과 지각이 인지 과정에 동시적, 쌍 방향적으로 작용한다는 체화된 인지 이론에 의하여 미술작품을 이해하는 인지적 과정에서 신체와 감각 또한 중요하게 고려하여 보았다. 본 연구자가 선행연구로 검토한 VTS 감상 활동은 대화 중심으로 학생 스스로가 작품에 집중하여 세밀한 관찰과 근거가 있는 추론으로 해석해나가는 교육방법이다. 하지만 주로 비판적 글쓰기 등으로 내면화하는 단계로 언어적 한계가 있는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언어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인 활동을 통해서도 작품 감상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활발한 신체활동을 즐겨하는 초등학생의 발달단계에 맞춰 움직임을 접목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우선 2015 개정교육과정의 총론을 바탕으로 의사소통역량의 하위 요소를 축출하고, 하위 요소들의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Weisberg의 MMT에서 제시한 5가지의 움직임기법과 VTS 감상방법을 접목하여 프로그램을 설계하였다. 이렇게 설계된 6차시의 프로그램으로 1～2학년 학습자 11명과 함께 감상 활동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활동 과정에서 나타난 학습자의 움직임과 대화를 분석하여 움직임기법을 접목한 VTS 미술감상활동을 통한 의사소통역량의 영향을 살펴보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미술감상 활동에서 미술작품을 매개로 맥락을 이해하는 정보수집능력이 향상되었다. 학습자들은 1분간 자세히 보기를 통하여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움직임으로 표현해내면서 더 작품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지각적 감수성과 근거가 뒷받침되는 의견, 근거를 기반으로 한 추론 등 비판적 사고력을 통한 해석능력이 향상됨을 알 수 있었다. ‘그대로 멈추기’, ‘따라 그리기’와 같은 기법과 사실적 작품은 학습자의 관찰력을 중요시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으로 더 자세한 관찰이 이루어졌고 또래와의 대화를 통하여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공동의 지식을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둘째, 미술감상 활동에서 학생들의 자기표현과 감상적 수용인 의사소통역량의 기능이 향상되었다. 언어적 표현만으로는 매체에서 얻어진 자기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던 학습자들은 움직임으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더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움직임은 언어를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을 통하여 작품을 더 세밀하게 관찰하게 되었으며, 자신의 움직임을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언어적 의사소통도 더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친구의 미술감상에 대한 해석의 근거에 대한 타당성을 판단하고 수용하였으며, 친구의 움직임이 더 좋다고 생각하면 모방하고 따라 움직여 보면서 작품을 더 잘 이해하는 과정으로 발전하였다.
셋째, 미술감상 활동에서 타인 이해, 의사소통의 적극성 등 태도 가치적 측면의 의사소통역량도 향상되었다. 학습자들은 미술작품 속 인물의 입장이 되어 감정을 헤아리고, 대화와 움직임으로 작가의 감정을 유추하여 표현해내기도 하였다. 또한, 친구의 의견에 찬성을 표하고 격려, 지지하는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도 늘어났다.
이러한 발전에는 Vygotsky의 이론에 근거한 교사의 VTS 발문과 학생의 토론과 움직임을 촉진하는 교사의 반응이 유효하였다. 아울러 학생의 말과 행동이 비계가 되어 또래 학습자의 의사소통이 더욱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공동의 지식을 창출해 낼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에 움직임기법은 미술감상의 보조적 기능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움직임기법을 접목한 VTS 감상에 관한 깊은 연구가 후속되어, 학습자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학습 효과가 더 향상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