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는 특색 있는 수형과 여름철 꽃이 아름다워 조경수목으로 활용 가치가 높고, 조경수 재배로 소득 창출이 유망하다. 귀중한 조경식물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조경식재 공사 시 자귀나무 뿌리분을 만들어 심으면 뿌리 발달이 불량하여 하자률이 높아 조경공사 관계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자귀나무(Albizzia julibrissin)의 뿌리 발달 특성을 밝히기 위해 ? 노지재배와 용기재배의 방식 ? 단근처리에 따른 뿌리 생장 패턴 ? 묘목 규격에 따른 생장량 등의 야외 생육 실험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조경수로서 최적화된 자귀나무의 재배 기술과 이식 전 뿌리 처리 기술을 개발하여 이식 후에 활착률을 높이는 데 있다.
그 결과, 자귀나무 재배방식 실험에서 잔뿌리의 건중량은 노지재배보다 용기재배(에어포트)가 9.0배 많이 발달했다. 굵은 뿌리도 마찬가지로 용기재배에서 더 발달했고, 특히 용기재배에서 측근의 발달이 노지재배보다 뛰어났다. 토양 깊이별로는 굵은 뿌리의 측근이 심장근·직근의 개수는 많은 경향을 보였는데 용기재배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 통상 잔뿌리는 토양 내에 산소확산이 활발한 깊이 20㎝ 내외에서 발달하고, 굵은 뿌리는 깊게 들어가 지상부를 지탱하는 역할을 맡는다. 측면에 구멍이 뚫려 있는 에어포트(airport) 특성상 노지재배보다 잔뿌리가 발달하는 까닭은 산소공급이 주요인이라고 판단된다. 굵은 뿌리도 용기재배에서 더 발달했고 특히 측근이 두드러지게 많았는데 잔뿌리량이 늘어나 수분과 양분 흡수량이 많아짐에 따라 수목 생장에 큰 영향을 주는 측근이 발달했을 것이다. 노지재배 시 자귀나무의 뿌리발달 패턴은 몇 개의 측근이 길게 자라는 천근성이지만, 에어포트에 재배하면 다수의 측근과 잔뿌리가 발달하는 다른 패턴을 보였다.
단근처리에 따른 뿌리생장 실험 결과를 보면, 무처리구보다 단근처리구의 잔뿌리 건 중량이 4.0배로 더 많았다. 토심별 잔뿌리량 또한 토심이 얇을수록 더 발달했다. 굵은 뿌리 개수도 단근처리구에서 유의미하게 많았다. 단근처리에 따른 뿌리발달 패턴을 보면, 근원에서 수직(깊이) 10㎝와 수평 방향 10∼20㎝에서 굵은 뿌리 개수가 무처리구보다 더 늘어났다. 수직 10㎝와 수평 20㎝ 지점에 발달해 있는 측근을 잘랐으므로 이 지점에서 측근과 심장근이 많이 발달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귀나무는 측근과 심장근이 주근(主根)의 역할을 맡고 있어 이 뿌리를 자르면 새로운 뿌리가 분기하고 절단된 뿌리의 생리적·물리적 움직임을 보상하는 성질이 있어, 뿌리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귀나무 묘목 규격에 따른 생장량 실험 결과, 묘고·근원직경·잔존뿌리 길이·뿌리 단근 단면적과 자귀나무의 생장량(수고, 근원직경, 잔뿌리 생장량) 간에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뿌리 짓무름(상처)은 생장량과 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자귀나무 묘목이 크고 뿌리에 상처가 없을 때 재배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뿌리에 산소공급이 원활한 용기재배(에어포트)는 잔뿌리량이 늘어났고, 이 잔뿌리가 굵은 뿌리 생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전체적으로 뿌리 생장량이 노지재배보다 뛰어났다. 즉, 자귀나무 용기재배는 전체 뿌리 발달을 촉진하여 자귀나무 이식 후에 활착률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자귀나무의 단근처리는 측근과 심장근의 분기를 촉진하여, 잔뿌리와 굵은 뿌리의 생장이 발달하였다. 단, 자귀나무의 뿌리를 지나치게 짧게 자르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니 총뿌리량의 1/3 정도가 적절할 것이다. 자귀나무를 재배할 때는 묘목의 뿌리에 상처가 적고 묘고 등이 일정한 묘목을 골라 재배해야 균질성을 확보하고 상품성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