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三國遺事) 기이 권제일(紀異卷第一)에 보면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에 대한 설화가 실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헌으로는 유일한 일월신화(日月神話)로 알려진 연오랑과 세오녀에 대한 이야기는 그 구성이 특이하고 전개되는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 이야기가 문헌상 유일한 일월신화라는 데는 모두가 인정하지만 설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러니 어찌하여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신라인의 일본 이주설이라던가 일본 신화와 연관성 등을 언급하는가 하면 일월신화 자체로만 보는 것 같아 만족할만한 결론에 이를 수 없기에,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간 까닭에 대해 다른 각도에서 연구하여 이 설화가 말하고자 하는 숨은 뜻을 밝혀 보고자 하였다. 이 글에서는 연오랑과 세오녀를 실존 인물로 보지 않고 ‘해의 나라’의 상징으로 보고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간 것은 해의 나라를 뜻하는 부상국(技奏國)의 이동으로 보는 것이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가기 전까지는 우리나라가 부상국이었고 해의 나라였지만, 일월신(日月神)의 화신이라 할 그들이 일본으로 갔다는 것은 부상국의 지위가 더 동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결론적으로 말해,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간 것은 ‘해의 나라’의 지위가 일본으로 넘어간 것을 말하고 세오녀의 비단은 해를 상징하는 물건이기에 그것으로 하늘에 제사지내므로 해서 실제적 ‘해의 나라는 일본으로 갔지만, 신라도 해가 밝게 뜨는 ‘아침의 나라’로 거듭나는 상징적 의식이었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