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루터 학자인 투오모 마네르마아는 루터 연구를 통해 루터 교회와 동방 정교회 사이의 에큐메니컬 대화에 큰 공헌을 하였다. 마네르마아에 의하면 루터의 득의론은 고대 동방 교부들의 신화(神化, theosis, divinization, deification) 사상과 같다는 것이다. 마네르마아에 의하면 지금까지 서양의 루터 연구가들은 루터의 득의론에 있어서 의의 전가만을 강조해 왔으나, 루터에게는 의의 전가와 함께 의에 대한 참여의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마네르마아에 반해 윌리엄 W. 가르시아는 루터의 득의론에 대한 전통적 해석에 따라 루터의 득의론은 의의 전가를 가르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고에서는 루터의 득의론에는 의의 전가도 있고 의의 분여도 있음을 입증한다. 루터는 “두 종류의 의”라는 설교에서 죄에 두 가지, 즉 원죄와 실죄가 있듯이 의에도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외래적 의이고 다른 하나는 고유한 의라고 말하였다. 외래적 의는 그리스도의 의가 전가된 것이며, 교유한 의는 외래적 의의 영향으로 우리 안에 형성되는 의이다. 전자가 간주되는 의라고 한다면, 후자는 실제적 의이다. 또한 루터는 득의에는 두 부분이 있는데, 하나는 은총이고 다른 하나는 선물이며, 하나는 용서이고 다른 하나는 조명이라고 보았다. 또한 율법의 제 3용도에 관해서 마네르마아는 루터에게 율볍의 제 3용도가 있는 것으로 보지만, 가르시아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알트하우스는 루터가 율법의 제 3용도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율법의 제 3용도가 있다고 주장하며, 로제도 루터에게 율법의 제 1용도와 제 2용도가 아닌 또 다른 용도가 있다고 본다. 루터의 본문을 보면 분명히 율법의 제 3용도가 나타난다. 마네르마아는 신성에 참여한다는 사상이 루터에게 있어서 중심적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루터에게 있어서 중심적인 것은 전가이며, 참여는 주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