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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나혜석의 구미 여행기 속에 부각되어 나타나는 서구와 조선, 서구 여성과 조선 여성 사이의 차이·간극을 조명하고 그 원인을 찾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2년여에 걸친 구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여 집필한 적지 않은 글들 안에는 식민지 종주국 측이 구축한 근대적 시스템(만철)과 그들이 제공하는 최고의 혜택과 배려 속에서 여행 자체를 마음껏 즐기는 ‘여행자’로서의 나혜석의 모습이 하나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서구의 가족제도와 여성의 지위에 대한 무한한 부러움과 동경을 표출하고 있는 ‘여성해방론자’이자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나혜석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구미 여행기에 보이는 서구에 대한 동경, 여행에 대한 예찬은 근대주의자 나혜석으로서는 새삼스러운 모습이 아닐지 모르지만, 이 안에는 그러한 포위망을 벗어난 지점들도 포착된다. 조선 사회, 조선인 남성들에 대한 반감이 강렬해질수록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서구 사회(특히 가족제도)에 대한 과도한 동경과 열망으로 나타나게 되며, 구미 선진국을 모델로 한 조선 사회의 ‘이상적인 가정’의 필요성을 그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해 온 나혜석이 정작 조선 사회의 ‘이상적인 가정’을 위해하고 위협하는 요주의 인물로 부상하게 되는 아이러니 등이 그 대표적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국문초록〉
1. 서론
2. 근대(제국) ‘여행자’로서의 시선: 「구미유기(歐美遊記)」
3. 서구 여성 VS 조선 여성
4. ‘이상적 가정’의 해체와 여성해방론의 향방
5. 결론을 대신하여
참고문헌
〈Abstr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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