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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역한문학회 한문학논집(漢文學論集) 한문학논집(漢文學論集) 제49권
발행연도
2018.1
수록면
241 - 271 (31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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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자 신잠(1491~1554)은 16세기 호남시단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애와 시의 내용이 간략히 밝혀졌을 뿐이다. 본고는 16세기 호남시단의 교유양상과 관련하여 신잠 한시에 나타나는 미적 특질을 1)정감의 자연스런 표출과 서사화 2)대나무에 함축된 상징성과 심미의식 3)당시풍 창작과 향렴체의 활용 등으로 정리하였다. 신잠 한시에 나타나는 미적 특질은 호남 시인들이 사화기를 겪으며 동질적 유대감 속에 공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밝히고자 하였다. 신잠의 한시는 대체적으로 主情的이어서 유배의 격정적인 울회와 심경을 얽매임 없이 여과하지 않고 표출하였다. 특히 장편 5언 고시를 통해 감정의 격앙됨을 읊었는데 일상적 체험을 담담히 기술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울회를 표현하였다. 신잠은 대나무를 통해 자신의 정신 지향과 고결함, 굳은 의지와 절개 등을 형상화하였다. 이는 기묘사림의 절의 정신과 연계하여 당시 문인들이 함께 추구했던 일련의 경향과도 관계가 있다. 즉, 정치적인 굴곡과 불우한 시대에 동류의식과 연대감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잠은 盛唐의 낭만적인 시풍과 분위기, 고체시 및 악부시, 민가의 노래 등을 작품에 다양하게 활용하였다. 굴원의 「초사」를 바탕으로 두보․왕유․이백 등 당나라 시인들의 작품을 열독하고, 󰡔文選』의 시를 읽고 감동하고 완미하며 고시를 짓기도 하였다. 부친 신종호와 같이 해학성과 유희적인 미감을 살려 향렴체 시를 다수 창작한 것도 주목된다. 신잠 한시의 미적 특질은 16세기 호남시단의 시풍의 변화, 시세계 양상, 호남문화의 형성에 적잖은 기여를 했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호남시단 내에서 신잠의 영향관계를 밝히는 것은 보다 더 면밀한 고찰이 요구되며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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