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2013년 5월부터 행정구역개편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지방행정체제를 둘러싼 행정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왔다. 그러나 지방행정체제가 행정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주민 불편을 야기하고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등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시대적 요구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새로운 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행정구역개편 노력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학자들에 의해 행정구역개편의 효과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 왔고, 주로 개편 이후 재정적 변화를 평균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행정구역개편의 대상인 도시는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구성요소의 집합체이며, 각기 다른 구성요소를 가진 도시 간의 통합은 다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공간은 또 다른 개편이 있기 전까지 장시간 동안 지역 주민 삶의 공간이 된다. 즉, 행정구역개편의 효과는 도시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그 효과는 장시간에 걸쳐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행정구역개편의 효과는 통합 당시의 공간 유형을 고려하여야 보다 개별적·구체적인 효과 분석이 가능하며, 차별적인 효과의 원인까지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통합 당시 시군의 입지를 기준으로 공간구조가 유사한 도시들로 유형화하여 통합 이후 유형별·기간별로 도시의 구성요소에도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재정적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1995년 이후 도농통합이 이루어졌던 38개 도농통합시를 시중심형(A형)·시편심형(B형)·군다중심형(C형)·군분할통합형(D형) 4개의 유형으로 구분하고, 도농통합 유형별 차이로 인한 도시구성요소의 변화가 통합 이후 사회개발비와 경제개발비 지출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또한 도농통합의 효과가 통합 이후 기간에 따라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실증분석 결과를 통해 향후 행정구역개편을 추진 중인 도시들의 통합 타당성 및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실증분석 결과 도농통합은 통합 유형별로 도시를 구성하는 사회적·경제적 요인에 변화를 가져오고 그 결과 재정적 효과도 달라지며, 기간별로도 각기 다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농통합시의 유형별·기간별 투자적 지출 변화 분석결과 통합 전과 후 인구밀도, 1인당 도시면적, 서비스업 비중, 1인당 지방세, 1인당 의존재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합시 모든 유형의 변수들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전 시군 및 통합 후 유형별로 1인당 투자적 지출과 변수들 간의 회귀분석결과 통합 전·후 모든 유형에서 1인당 투자적 지출과 1인당 의존재원 간에는 정(+)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도농통합으로 인하여 도시의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적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인구밀도, 도시면적, 산업구조 등으로 다양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통합시의 유형별·기간별 1인당 투자적 지출 변화의 차이는 단기에는 B형, C형, 통합 시 전체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기에는 B형, C형, D형이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농통합 이후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역의 개별적인 변화 과정으로 인해 전체적인 효과는 희석될 수 있으나 B형, C형, D형의 경우 장기에도 영향이 있고, 도농통합의 효과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지속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적 지출 변화를 1인당 사회개발비와 1인당 경제개발비로 구분하여 기간별로 분석한 결과 1인당 경제개발비와는 장·단기 모두 정(+)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사회개발비 지출을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부족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도농통합의 효과가 장기에도 나타난 것은 지역 주민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행정구역개편 추진시 이를 반영한 계획수립을 하여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행정구역개편 당시 형성된 도시공간구조는 도시 구성요소의 차이를 가져오며, 그 차이는 도농통합의 재정적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귀납적으로 규명하였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도농통합 당시부터 공간적·도시계획적 측면을 고려한 도농통합 계획 수립 및 추진이 필요하다.
둘째, 실증분석을 통해 도농통합의 여부 및 방식에 관한 의사결정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장기간에 걸친 도농통합시의 자료를 분석하는 방법을 통해 현재 추진 중인 통합 대상 도시들의 통합 타당성 검토 및 통합 이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셋째, 도농통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통합 이후에도 지역의 상황에 따른 지역계획 수립 및 공간구조 개편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도농통합시의 재정의 효율성 및 규모의 경제 실현과 더불어 주민의 사회복지 및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도농통합 이후 통합시의 지방재정은 도농통합의 재정적 효과와 연계하여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