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항해운기업이 보유한 선박은 1994년부터 2013년까지 20년간 척수 기준으로는 2.9배, 총톤수 기준으로는 4.2배가 증가하였다. 그 결과, 지배선대 기준으로는 세계 5위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해운강국으로 성장하였다. 선박보유와 함께 해운산업의 외형도 함께 성장하여 외항화물운송사업 등록업체 수가 2004년 84개에서 2013년 177개로 급증하였고, 매출액도 같은 기간 25조원에서 39조원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성장은 1990년 후반의 규제완화 등에 따른 해운산업의 기반확대와 2000년대 초반의 해운호황에 따른 것이지만, 해운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 의해서도 일정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해운기업의 선박확보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은 개별 기업단위에서 선박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분석이 대부분이다. 또한, 해운정책에 관한 연구도 선박투자회사제, 톤세제 등 개별 정책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이고, 해운정책이 전체 외항선대 규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미흡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시스템 다이나믹스 기법을 활용하여 해운정책이 우리나라 외항선대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하여 정책적인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이를 위하여, 선박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정책에 대한 퍼지분석을 실시하여 국제선박등록제, 정책금융기관의 해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선박투자회사제, 톤세제 등 4개 정책변수를 도출하였다.
또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외항선박 톤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건화물 운임지수인 BDI,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CCFI, 컨테이너 용선지수인 HRCI, 유조선 운임지수인 WS과 건화물선· 컨테이너선·유조선 등 세 종류의 선박 신조가와 중고선가, 우리나라 해운업계의 부채비율, 우리나라 GDP 성장률, 환율, 세계 상선대 규모, 세계 해상물동량 등을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구축한 시뮬레이션 모델은 절대평균오차비율(MAPE)이 3.6%로서 높은 정확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렇게 구축된 모델을 활용하여 4개 정책변수가 전체 외항선박 톤수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민감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민감도 분석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과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추정치를 활용한 분석을 병행하여 실시하였다. 각 정책변수를 10% 증가시키거나 감소시켰을 때 외항선박 톤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민감도분석 결과,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이나 미래 추정치를 활용한 분석에서 모두 국제선박등록 톤수가 외항선대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외견상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항상선의 90% 이상이 국제선박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선박등록 톤수를 제외하면 정책금융기관의 해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외항선대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분석되었다. 이어서 선박투자회사제를 통해 조성한 선박펀드 규모가 비교적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톤세제 적용기업 수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정책금융기관의 해운기업에 대한 대출금액이 14조 9,227억원이고 선박투자회사제도를 통해 조성된 선박펀드 규모는 7조 3,505억원, 톤세제 도입으로 인한 세금 절감액 1조 7,988억원의 순서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시스템 다이나믹스 분석을 보완하기 위하여 주요 변수들에 대한 회귀분석을 추가로 실시한 결과, 세계 선대규모와 선박펀드 규모가 유의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연구를 결과를 토대로 학문적 시사점과 정책적 시사점을 살펴보면, 학문적 시사점으로는 본 연구가 정책금융기관의 해운기업에 대한 대출이 우리나라 외항선대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계량분석을 통하여 밝혀내었고, 선박펀드가 외항선대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와 동일한 결과를 확인하였다. 다만, 톤세제가 외항선대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일부 선행연구와는 다른 결과를 보임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정책적 시사점으로는, 앞으로의 해운정책은 해운기업이 적기에 선박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운금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2015년에 설립되는 해운보증기구(한국해양보증주식회사)가 조속한 시일내에 정착되어야 하고,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도 보다 다양한 해운금융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향후 연구와 관련해서는, 해운금융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여 해운금융과 해운기업의 선박확보 간의 관계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톤세제가 선박확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상반된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보다 지속적이고 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끝으로, 우리나라 해운정책과 외국의 주요 해운정책과의 효과분석도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