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영어과목이 도입된 이래로 2016년 현재까지 20년이 흘렀다. 1997년 초등 영어 교육과정에서는 의사소통중심 교수법을 도입함으로써 과거의 문법-번역식 교수법에서 문법교육에만 주력하던 데서 벗어나 학생들의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 함양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의사소통중심교수법을 수업에서 실행하는 과정 중에 음성언어 위주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영어 유창성을 강조하다 보니 정확성 교육에 소홀하게 되었다. 특히 문자언어 학습이 부족하고 의사 전달에만 역점을 두어 오류나 실수가 반복되는 영어를 구사하게 되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여러 학자들이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였다. 특히 Long(1991)은 형태 초점 접근법을 새로운 교수법으로 제시하고 유창성을 기반으로 한 정확성 고취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Wajnryb(1990)은 형태 초점 접근법의 한 방법으로 딕토글로스(Dictogloss)를 고안하여 문법 받아쓰기의 한 방법으로 제안하였다. 딕토글로스는 ‘받아쓰기’라는 뜻의 dictation과 ‘해석’, ‘주석’, ‘광을 낸다’라는 뜻의 gloss가 합쳐진 합성어이다. Wajnryb(1990)의 정의에 따르면 딕토글로스란 학생들이 각자 받아 쓴 문장에 대하여 소집단이 함께 논의하여 원문과 유사한 글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며 특정 언어 형태에 주의를 집중시키도록 하는 구조 중심의 과업이다.
정확성을 고취시키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이 활동을 적용한 한국 내 연구의 대부분은 대도시 학급에서 수행된 양적 연구이고 사례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며 초등 영어 학급에서 딕토글로스 활동을 적용한 연구 또한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초등 영어 학습자 두 명을 대상으로 딕토글로스를 수업에 적용하여 딕토글로스 활동 중에 기본 딕토글로스 수업모형이 어떻게 수정되는지, 초등 6학년 학습자 두 명은 어떠한 문법에 주목하는지,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습자들의 학습 방법은 어떠하며 이들이 딕토글로스 활용 영어활동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지에 관하여 질적 연구 방법론을 활용하여 연구하였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 6학년생 두 명의 영어학습을 위한 딕토글로스 기반 활동 과정 중 기본 수업 모형이 어떻게 변화되는가?
둘째, 초등 6학년생 두 명은 딕토글로스 기반 영어 활동에서 어떠한 문법에 주목하는가?
셋째, 딕토글로스 활동 과정 중에 드러나는 지현이와 영은이의 영어 학습 방법은 어떠한가?
넷째, 초등 6학년생 두 명이 딕토글로스 기반 영어 활동을 수행하는 동안 드러나는 딕토글로스 기반 활동에 대한 태도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이러한 연구 과제를 바탕으로 전북 임실군 S초등학교 6학년 1개 학급 두 명인 지현, 영은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여 10개월 간 15차시에 걸쳐 40분씩 수업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매 차시 수업대화를 녹음하여 전사하였고, 차시가 끝나고 학습자와 연구자는 각각 학습일지와 교사일지를 작성하였다. 또한 태도 변화를 알아보기 위하여 수업 후 학습자의 자기평가와 사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딕토글로스 활동을 초등 6학년 두 학습자에게 적용하며 이들의 영어학습을 독려하는 동안 기본 수업 모형의 단계상 방법을 수정하였다. 준비 단계에서는 받아쓰기 단계를 위하여 신출 어휘를 최대한 활성화 시켰고, 듣기 단계에서는 듣기 횟수를 증가시키거나 선택적 듣기를 하기도 하며 때로는 활동 유형을 새로이 제작하여 난이도를 조정하였다. 재구성하기 단계에서는 베껴보기만 하는 활동이 되지 않도록 자신이 쓴 내용에 대하여 논의하도록 장려하였으며 마지막 분석과 수정 단계에서는 TV화면으로 본문을 제시하거나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 외에 칠판을 이용하여 함께 분석하는 방법을 활용하였다.
둘째, 두 학습자는 딕토글로스 활동에서 동사의 형태, 동사의 중복 오류, 한정사, 전치사, 과거시제, 재귀대명사 등에 관하여 주목하였다. 지현이와 영은이는 정관사와 전치사에 관하여 공통적으로 주목하였으며 전치사에 관하여 두 학습자 모두 쓰임이나 형식에 관하여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관사에 관한 논의에서 때때로 고유명사에 정관사를 붙이는 과일반화를 시키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 외 지현이는 주어가 3인칭 단수이고 현재시제 일 때의 동사의 형태와 동사의 중복 오류에 대하여 주목하여 이를 수정하였고, 한정사와 과거시제에 관하여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특정 문법적 지식을 이해하고 인식하였을지라도 문장을 구성할 때 다른 문법적 요소에 주목할 경우에는 그 특정 문법을 간과하는 오류를 보이기도 하였다. 영은이는 문법 규칙을 잘 설명하진 못하지만 자동사와 전치사의 결합이나 조동사의 어순, 전치사와 명사의 어순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주목하였다.
셋째, 완벽주의적 성향의 지현이는 처음부터 받아적는 것에 몰두하였고, 허용적 성향의 영은이는 통째로 듣기자료를 들은 다음 내용을 기억하여 재구성하였다. 이로써 듣기 양의 차이가 나고 재구성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