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의 일상생활 경험에 대한 교육학적 탐색

지 연 정

영남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교육학전공

(지도교수 김 병 주)

요 약

본 연구는 여고생의 일상생활 경험에 대한 삶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밝히는 데 목적을 두었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첫째, 여고생들이 이야기하는 일상생활에서의 개인적인 특성은 무엇인가?
둘째, 여고생들의 일상생활 경험의 특성은 무엇인가?
셋째, 여고생들의 일상생활 경험이 교육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이러한 연구목적과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인문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고생 1학년 1명, 2학년 3명, 3학년 1명 총 5명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고, 심층면담과 관찰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반복적 비교분석법과 원인연쇄 분석방법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본 연구에서 밝혀진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여고생의 일상생활은 태피스트리(tapestry: 색실로 짠 주단)처럼 다양한 생활영역이 관통되는 통합된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즉 성장과정에서부터 가정, 학교, 사회생활은 단순한 부분적 특성의 종합이 아니라, 부분적인 특성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하나의 전체적인 그림으로 조직되어 의미있는 체계를 이루고 있었다.
둘째, 여고생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도 곤란한 딜레마와 얽히고설킨 갈등, 그리고 모순된 상황과 선택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호한 위치의 뫼비우스 띠 위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고뇌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여고생들의 일상생활 경험의 특성을 분석하여 ‘현실의 요구와 내부 욕구의 딜레마’, ‘불분명한 경계선상에서의 반복되는 갈등’, ‘결국 찾아낸 출구의 모순’으로 제시하였다.
셋째, 여고생들이 이야기한 다양한 경험은 교육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에 대한 새로운 전환과 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주었다. 여고생들의 전반적인 삶의 경험이 교육과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어떠한 의미를 규정하는지 교육학적으로 해석하여 ‘경쟁문화와 교육’, ‘일상생활에서의 무형식 교육’, ‘사회화와 교육’을 제시하였다.
이상과 같은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의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여고생들의 일상생활은 반복되는 딜레마와 갈등, 모순된 경험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는 여고생들이 현실의 요구에 의해 통제된 삶으로부터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고 현재와 희망을 상실한 삶에서 자신의 실존이 전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둘째, 여고생들은 ‘어중간한’ 위치에서 반복적인 일탈과 적응사이를 왔다갔다 하였다. 여고생들이 일으키는 일탈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여 무조건 부정적이고 단편적인 평가보다는 이 속에 존재하는 역동성 자체를 인정하고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교육의 도구화와 지식의 상품화로 여고생들은 경쟁문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학벌사회와 성공에 대한 집착으로 경쟁의 문턱이 점점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인간관계의 변형과 상실로 사회적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여고생들은 일상생활에서 좋은 대학을 목표로 죽으라고 열심히 무한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소외’되는 경험을 하였다. 이는 교육이 인간의 삶의 이해가 아닌 효율성과 성과에 치중되어 학생들의 삶의 과정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섯째, 여고생들은 서툴지만 필연적인 도전과 시도로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기도 하고, 관계를 넓히거나 조율과 타협을 통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가치관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스스로의 선택과 책임에 대한 불확실성, 관계의 부재, 시간부족은 반성과 성찰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여섯째, 여고생들은 저항으로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희망하는 자신들의 개인적인 요구보다 삐뚤어진 세상에 자신들을 맞추는 고착화된 사회적 분위기에 그대로 편입되고 있다. 이것은 그 자체로 부적응과 퇴보의 사회화를 의미한다. 학생들의 건강한 사회화를 위해 가정, 학교, 지역사회, 매스미디어의 사회화기관의 건전한 역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