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강점기가 끝나자마자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와 함께 전국토가 황폐화 되었던 1950년대는 판잣집을 주거삼아 이슬과 비바람을 피하던 시기였고, 주거문제의 질적인 부분보다 양적인 공급에 치중했던 60년대, 농업국가에서 경공업국가로서의 변화를 통하여 도약의 발판을 삼아가던 70년대는 주거복지 보다는 경제성장에 더 역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도시화를 집중시켰다. 이로 인하여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은 심각한 주거난과 더불어 주거환경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게 되었다. 80년대 이후부터는 수출주도 경제성장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도시저소득층의 주거안정문제 해결을 위한 가부장적이고 온정주의적인 임대주택 공급정책을 지속해야 할 상황이 전개되었다.
본 연구는 역대 정부에서 시행된 공공임대주택 정책변화와 이를 바탕으로 정책의 경로변화를 연구하였다.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정책이 “왜” 역대 정부의 변화와 함께 경로진화를 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신제도주의 분파중 하나인 역사적 제도주의의 비교 역사적 분석방법과 이러한 역사적 제도주의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등장한 “Hacker, 2004, pp. 248; 하태수, 2010, pp. 6-7”의 경로진화모형을 혼합하여 분석하였다. 그리고 심층적인 분석과 연구를 위해 제3공화국을 시작으로 박근혜정부에 이르는 기간 동안 시행된 정책들 중 특히, 제3공화국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경로시작으로 다음 정부들의 경로진화 과정 중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과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 및 “뉴스테이”를 함께 비교 분석함으로써 향후 공공임대주택의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는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본 연구를 위하여 “Hacker, 2004, pp. 248; 하태수, 2010, pp. 6-7”의 경로진화모형을 분석의 틀로 구성하였다. 그 이유는 첫째, 제도(정책)변화에 대한 최근의 연구경향은 제도는 영속적으로 보지 않고, 또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으며, 중점을 두는 것은 제도가 변화하는 방식에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분석방법이다. 둘째, 제도가 형성되는 과정을 중범위이론과 사례제시를 통하여 체계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셋째, 우리나라에서 제도가 형성되는 과정이 “Hacker, 2004, pp. 248; 하태수, 2010, pp. 6-7”의 경로진화모형”에서 강조하는 우연성(contingency)과 결정적 시기(critical junctures)라는 요인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넷째,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정부별로 비교 분석하는 방법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다른 선행연구와 비교 했을 때 다음의 몇 가지 측면에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연구방법은 비교 역사적 방법과 경로진화모형을 사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는 것이다. 둘째, 연구내용은 임대주택 정책의 변화과정을 대상으로 5.16군사정변 이후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역대 정부별로 분석을 하였다. 셋째,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정책과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과 뉴스테이를 한정하여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본 연구는 주로 정책발표자료 및 문헌연구방법에 의존하였다. 국내외 선행연구와 전문학술지, 학위논문, 공공 및 민간부문의 연구보고서 그리고 단행본 등의 인쇄 및 전자문헌 자료를 주로 활용하였다. 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주택정책 집행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료와 더불어 국토교통부, 통계청 등의 여러 자료를 활용하여 최근까지의 공공임대주택의 건설과 정책전개과정을 파악하였다.
역대 정부들의 공공임대주택정책 결과인 영구임대, 국민임대, 보금자리, 행복주택은 기존의 제도나 정책의 구성요소를 대부분 그대로 둔 채 규칙들이 일부 추가되거나 수정되어 점진적인 정책변동 과정을 거친 것이며 특히 행복주택의 경우 임대주택 공급대상을 기존의 대상보다 다르게 선정하는 정책 변화를 준 것으로 경로진화과정 중 가겹(Layering)으로 볼 수 있다. 뉴스테이 정책은 정책입안자들이 주거에 대한 새로운 환경변화를 인지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제도나 정책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경로진화 중 재정향(Redirection)으로 분류하였다.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의 정책변화 유형을 분석해 보면, 공공임대주택 공급정책의 변화는 적응적 재생산 유형인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 유형을 보여 주었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급격한 정치·경제·사회적 환경변화와 맞물려서 임대주택 공급과 관련된 법규가 제·개정되면서 임대주택정책이 시행되어왔다. 5.16군사정변이후 제3공화국을 시작으로 경로 설정된 공공임대주택정책의 기본 성격과 내용이 역대정부를 거치면서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정책에 이르러서도 큰 변화가 없었으며 뉴스테이 정책은 새로운 형태의 경로진화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본 연구가 느슨한 설명과 해석으로 다소 부족한 점이 있으나 신제도주의 분파 중 역사적제도주의의 비교 역사적 분석방법을 근거로 보금자리주택, 행복주택과 뉴스테이를 심층 분석하였으므로 앞으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시사점이 있다고 본다.
끝으로 본 연구가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경로변화과정에 엄밀한 인과관계를 설명하지 못한 점, 행복주택과 뉴스테이를 비교 분석하는데 있어 현 정부의 임기가 진행 중이므로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공공임대주택정책의 발전방향에 대한 대안제시가 부족했다는 점이 있으며 설문조사나 대면조사가 갖는 장점을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점은 향후 후속적인 연구를 통해 보완해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