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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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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
저자정보

이하경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 대학원)

발행연도
2018
저작권
서울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이용수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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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연구 히스토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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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영조와 정조 시대 반역범죄자 심문기록인 《추안급국안(推案及鞫案)》을 통해서, 조선후기 국가권력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반역자를 심문하고 죄인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리는 추국장은 왕의 형벌권이 남용되는 공간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추안급국안》기록을 살펴보면, 추국장은 왕이 자의적으로 죄인을 처단하는 공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특정한 범죄를 반역범죄로 삼아야 하는지 혹은 죄인에게 어떠한 형벌을 내려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를 두고, 죄인을 비롯하여 왕과 주요 정치 행위자들이 벌이는 일련의 논쟁들 속에서 국가권력이 관철되는 양태를 입체적으로 고찰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구체적인 반역사건의 사례연구를 통해서, 국가권력의 특성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후기 국가의 특징을 추론하고자 한다.
그 동안 조선후기 국가에 대해서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어 왔지만, 크게 두 가지 한계점이 있다. 첫째는 국가권력에 대한 이해가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한편에서는 조선후기에 대해서 국가권력이 왕에게 집중되고, 왕이 그러한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국가로 서술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조선의 왕이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데에 제약을 크게 받는 구도로 설명하기도 한다. 왕의 권력과 국가권력에 대한 구별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국가권력에 대한 평가가 상이하게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영조와 정조 시기를 이른바 탕평군주 혹은 탕평체제라는 개념으로 재평가 하고자 하는 연구의 흐름을 고려해 볼 때, 조선후기 국가권력에 대한 보다 분석적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국가의 특성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이념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시대를 유교국가나 유교왕정체제, 혹은 성리학적 공공국가로 명명하는 연구에서는 유교나 성리학과 같은 이념이 다양한 방식으로 국가의 특성을 결정짓는다고 본다. 왕의 절대적 권력을 강조하는 전제주의 국가론에서도 지배자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기제로서 유교의 충(忠)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왕의 자의적인 권한 행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성리학적 가치가 강조되기도 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국가의 특성을 결정짓는 유교나 성리학과 같은 이념적인 요인을 제대로 개념화하지 않고, 그 이념이 갖는 역사성(historicity)을 간과한다. 나아가, 이념과 국가의 특성 사이에 나타나는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보다는 양자 사이에 나타나는 일부 친화적인 속성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간 서로 정반대의 결론을 이끌어 내게 된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먼저 조선후기 국가권력을 전제권력(despotic power)과 기반권력(infrastructural power)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전제권력이란, 국가의 권력을 담지한 정치행위자가 권력을 행사하는 데에 있어서 다른 정치행위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느 정도로 자의적인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반면, 기반권력이란 국가권력이 지방의 각 부분까지 어느 정도로 효과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국가권력을 두 가지로 대별할 경우, 중앙정치에서 국가권력이 관철되는 양상과, 중앙에서 형성된 국가권력이 지방 사회내부에서 관철되는 양상을 분석적으로 구분하여 이해할 수 있다.
이념과 국가의 특성 간의 관계를 보다 분명하게 규명하기 위해, 본 연구의 대상인 추국장에서 여러 정치행위자들이 기존의 정치질서나 가치체계를 재해석하고 규범적인 판단을 내리면서 이념적인 자원을 활용하는 부분에 주목한다. 이 때, 반역사건을 해결하는 공간에서 이념적인 자원은 특정한 계층에게 귀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내에 부유하는 자원(free-floating resource)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념이 국가의 특성을 좌우하는 독립변수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다양한 자원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조선의 정치 행위자들은 이념적 변수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이 일방적으로 규정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부유자원인 이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증대하고자 하는 존재인 것이다.
영조와 정조시대의 반역사건 심문기록을 분석함으로써, 본 연구가 밝혀낸 조선후기 국가권력의 중요한 특성은 첫째, 국가의 전제권력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추국장에서 국가의 전제권력을 제어하는 기제는 국가라고 하는 공적인 관념이다. 즉, 당시 왕 개인이나 특정한 정치지배층에 환원되지 않는 탈인격화된 ‘국가’ 라는 관념이 추국장에서 유의미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조선후기 국가의 기반권력은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평가 할 수 있지만, 이는 이념적인 차원의 장악을 통한 것이었다. 반역사건 사례연구를 보면, 지방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갈등을 중앙에서 파견한 관리인 수령이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관련 위법행위를 일거에 해결할 국가의 능력은 사실상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일단 지방의 문제가 추국장에 회부되면 중앙에서 이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추국장에 회부된 사건의 경우 적극적으로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국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상징권력이 도전을 받는 경우 국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유의미하게 지방을 장악하고자 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후기 정치사 연구라는 측면에서 보면, 본 연구는 새로운 분석틀을 활용하여 조선후기 국가의 특성을 추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기존의 정치사 연구들은 주로 ‘당쟁, 붕당, 탕평’과 같은 개념을 통해서, 당시 정치현장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났었는가 하는 문제에 주목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는‘조선후기의 정치가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당파성의 산물’이라는 식민사학에 대항하여, 붕당이나 탕평과 같은 개념으로 조선후기 정치사를 다시 조명하고 그 정치적인 함의를 찾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식민사학과 이에 대항하는 반식민사학의 연구풍토 속에서 조선후기 정치과정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문제제기는 적극적으로 시도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분석틀에서 벗어나,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권력 작동의 방식에 중점을 두고 그 동안 간과해 왔던 국가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특히 본 연구가 주목하고 있는 추국장은 정치사적 연구의 대상으로 그동안 거의 활용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추국장은 국가권력이 도전 받는 위기의 상황을 잘 보여 줄 수 있다. 동시에 그러한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권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국가권력이 어떻게 관철되고 있는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본론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반역사건을 다루는 추국은 예외적인 시기에 발동하는 비상적인 권력행사가 아니라, 조선후기에 계속해서 있어왔던 정상적인 정치행위의 하나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진행한 다양한 사례연구들에서 알 수 있듯이, 추국장은 단순히 왕권의 폭력성만으로 환원될 수 없는, 보다 복잡한 정치과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죄인에 대한 가혹한 심문과정이 갖는 연극적인 효과를 고려해 볼 때, 정치행위자들이 추국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정치적인 의미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목차

제1장 서론 1
제1절 연구 목적 및 문제 제기 1
제2절 기존 연구 검토 6
1. 조선의 국가권력 관련 연구 검토 6
2. 추안급국안 연구 검토 20
제3절 연구 방법 23
1. 국가의 개념 및 국가권력에 대한 접근법 23
2. 추안급국안에 대한 접근법 27
제4절 논문 구성 32
제2장 영조와 정조 시대 추안급국안과 추국 35
제1절 일상화된 추국 36
제2절 복잡한 정치과정을 포함하는 추국 40
제3절 연극적인 효과를 갖는 추국 48
제3장 추국장에서 나타나는 전제권력의 특성 51
제1절 왕의 친족이 관련된 사건 52
1. 1753년 조관빈 사건 52
2. 1778년 홍낙임 사건 61
제2절 왕과 신하가 대립한 사건 70
1. 1724년 이의연 사건 71
2. 1792년 윤구종 사건 83
제3절 대외관계 변화에 따른 국가관념: 1776년 이명휘 사건 93
제4장 추국장에서 나타나는 기반권력의 특성 101
제1절 거짓 고발 사건 102
1. 1751년 김정구 사건 102
2. 1758년 김경약 사건 111
제2절 전패작변(殿牌作變) 사건: 1736년 최하징 사건 117
제3절 위조 및 사칭 사건 122
1. 1734년 남극 사건 122
2. 1756년 박석명 사건 129
제4절 중앙에 대한 도전 사건: 1737년 김성탁 사건 133
제5장 결론 146
참고문헌 150
Abstract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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