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비약(飛躍)을 이루어 온 기술과 과학의 첨단화는 인간에게 정신적 피로와 소외감을 안겨주었으며 이와 동시에 현대인들의‘자연에 의지하려는 삶의 태도’는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누구나 정신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하며 그러한 장소 안에서 혼란한 현대사회 속 소외 심리를 극복하고 심리적 환기를 실천하게 되는데 이는 ‘정신의 자유로운 노닐기’ 인 ‘소요유(逍遙遊) 개념’을 실천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장자(莊子)는 인위적 행위를 비판하고 인간 본연의 자연성 회복을 추구하였다. 연구자는 이러한 사유적 맥락을 반영하여 자연 본연을 따른 공간에서 얻는 해방감과 이를 통해서 얻게 될 자유로운 정신의 체득, 그리고 창조적 사유에 대해 주목하였으며‘열린 건축’을 추구하는 일본의 현대 건축가 SANAA의 공간을 매개로 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공간 구축 방식에서 소요유의 사유가 드러나 있는지 탐구하고자 하였다. SANAA의 설계와 공간에는 자연스러운 원리와 환경과의 조화에 근본 하려는 의지가 내재되어 있어 생태(生態), 자연(自然)의 미학을 매개로 한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의 관점에서 SANAA의 공간을 해석하는 것은 기존의 서구적 사유체계나 건축적 맥락 보다 장자의 동양적 사유체계를 통해 자연스러운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동양의 대표적 담론인 『莊子』에 드러난 소요유(逍遙遊)의 사유로서 SANAA의 현대 공간을 분석하고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동양적이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삶을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는 앞으로의 공간에 대한 예측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의의를 두었다.

이를 위해 장자와 그의 사유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배경으로 소요유(逍遙遊)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사유와 개념을 미학관과 자연관으로 분류하여 표현 어휘를 정리하고 소요유가 가진 의미와 이론적 배경에 대하여 파악하였다. 이후 현대 건축가 그룹 SANAA가 가진 배경과 공간적 사고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두 대상이 지닌 관계성을 유추하였다. 다음으로 소요유를 나타내는 표현 어휘와 소요유를 공간으로 분석한 선행연구를 통해 ‘소요유(逍遙遊)적 공간’이라는 새로운 공간관(空間觀)을 제시하여 ‘열린 소통을 통한 관계성’, ‘무(無)규정을 통한 유희성’, ‘경계의 자유를 통한 개방성’, ‘위계의 해체를 통한 탈(脫)중심성’ 이하 4개의 ‘소요유적 공간’의 특성을 도출하였으며 특성을 통해 SANAA의 현대 건축 사례를 분석하였다.

이론적 고찰을 통해 확인한 SANAA의 공간 사고는 자연, 주변 환경과의 조화와 합일을 지향하는 것을 기본 배경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이 사람의 힘으로 조형해낸 인공의 산물이라는 것과 그것이 합리주의적인 서구의 사고로부터 출발한‘건축(建築)’이라는 것은 피상적으로는 소요유 의 가치관과 상반된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SANAA의 건축을 소요유적 공간을 통해 이해하여 해석한 결과 ‘심층적인 소요유 개념’에 위배되지 않음을 확인하였으며 ‘소요유적 공간’ 으로 접근한 SANAA 작품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이 가진 자연성으로 자연스럽게 하늘(天)과 하나 되어 조화(調和)를 이루는 사상인 ‘천인합일(天人合一)’ 혹은 ‘물아일체(物我一體)’ 에서 표출되는 소통(疏通)의 개념을 통해 ‘소요유(逍遙遊)적 공간’ 에 나타난 관계성의 영역을 이해할 수 있다. SANAA의 공간에서 이러한 사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열린 건축을 통해 다양한 외물을 건축 안으로 받아들여 이질적 다양성이 혼재하는 관계의 장(場)속에서 외물(外物)과 자아(自我)는 유기적인 공명을 이루며 다양한 심미창작의 창조적 전개를 끊임없이 펼친다.

둘째, 경험과 범위에 제한이 없는‘유遊’는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는 초월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어 예술 정신의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인‘유희(遊?유의 놀이)’의 의미로서 설명 할 수 있다. 소요유적 공간에서 유희성은 탈주를 추구하며 주체로 하여금 물리적, 심리적 속박에서 벗어난 정신적 자유를 부여한다. 또한 유희는 제한적 범주가 없는 무(無)규정적 놀이의 세계를 표현하는 점에서 불확정적 전개를 펼친다. SANAA가 추구하는 열린 건축을 통해 생성되는 무수한 관계성을 통해 유희적 공간 경험이 가능하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창조적 상상력은 확장된다.

셋째, 개방성을 뜻하는 트임(疎)은 비움(虛, Void)을 함축하고 있다. 공간에 나타나는 경계를 소거하고 비움을 통해 외부와 내부의 요소가 소통하여 자연스럽게 내부가 외부로 확장된 상호 연속성을 지닌다. SANAA 작품에서 나타나는 투명성, 커다란 개구부 등의 특징은 경계로부터 자유로운 개방성을 드러내며 외부의 환경, 자연 만물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허정(虛靜)한 영혼으로 노니는 소요유(逍遙遊)의 공간 속에서 경험자는 정신적 자유를 체현한다.

넷째, ‘제물齊物(만물을 가지런히 여긴다.)’은 사물 간의 위계를 두어 차별하지 않는 수평적으로 동등한 유대(紐帶)관계의‘평등성’을 나타낸다. 제물(齊物)에서 표출된 탈(脫)중심성의 개념은 하나의 중심에 종속되는 개념이 아닌 개별적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며 질서를 유지하는 비(非)위계적 개념이다. 위계로부터 자유로운 SANAA의 탈(脫)중심의 공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여 심리적 간섭이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활발한 소통의 장(場)이 된다.

마지막으로, 장자(莊子)가 소요유(逍遙遊) 과정을 통해 정신적인 자유와 행복을 찾고자 했던 바와 같이 SANAA가 추구했던 인간, 자연환경, 건축과의 관계성, 가벼운 접근과 쉬운 이해, 비 위계적 공간 구성의 건축 형식과 공간 사고를 통해 심리적 제약으로 인한 활동의 한계와 수동적인 미(美)의 감상을 벗어나서 정신의 자유를 통해 이루는 공간 경험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였으며,‘자유로운 창조적 교감 활동의 장(場)’에 대한 공간적 모색은 앞으로도 추구되어야 할 것이다.

The advancement of technology and science brought about mental fatigue and alienation to men, and at the same time, the ‘attitude of life to depend on nature’ has actively been expressed. Everyone living in the modern world needs a space where they can enjoy spiritual freedom, and in such a place, people overcome alienated psychology in the confused modern society and practice psychological arousal, which can be said to be the practice of the concept of Free and Easy Wandering (Soyoyu),’ the free wandering of the mind.’ Chuang-tzu criticized artificial behavior and pursued the recovery of the human intrinsic naturalness. Reflecting the context of this thought, the researcher paid attention to the sense of freedom obtained from the space following nature, the acquisition of free spirit through that, and creative thinking and would explore if the thought of Soyoyu is concretely revealed in the method of space construction with the medium of the space of the Japanese modern architect SANAA that pursues ‘open architecture.’ The will to be based on the harmony between natural principle and environment is implied in the design and space of SANAA, so interpreting the space of SANAA from Chuang-tzu’s perspective of Soyoyu mediated by the aesthetics of ecology and nature has a significance that a better natural approach can be made through the Chuang-tzu’s Oriental thinking system as compared to the existing Western thinking system or architectural context. This study aims to predict the space of the future and its possibility, in which people can freely enjoy lives from the Oriental and modern perspectives through the process of analyzing and understanding the modern space of SANAA as the thinking of Soyoyu revealed in Chuang-tzu, the representative discourse of the Orient.
For this purpose, this study sorted out expressive words and assessed the meanings and theoretical backgrounds of Soyoyu, classifying the most prominent thoughts and concepts in Soyoyu into the view of aesthetics and the view of nature on the basic background of Chuang-tzu and his thoughts. Later, this study inferred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through the background and spatial thinking of modern architect group SANAA. The findings of the understanding and interpretation of SANAA’s architecture through the space of Soyoyu are as follows:
First, through the concept of communication expressed in ‘Cheonin-Hapil (The Unity of Heaven and Human)’, ‘Mura-Ilche (The Union of Self and Things),’ the domain of the relationships in the ‘space of Soyoyu’ can be understood. It was possible to understand such thinking in the SANAA’s space. Accepting various foreign objects into architecture through open architecture, external objects and the self continuously spread creative development of various aesthetic creation, forming organic resonance in the field of the relationships in which there are mixed heterogeneous diversities.
Second, ‘Yu (遊)’ can be described as play, one of the important requirements of the artistic spirit. Playfulness in the space of Soyoyu pursues escape and gives subjects mental freedom breaking from physical and psychological restraints. In addition, play spreads undecided development in that it expresses a world of unregulated play without limited categories. It is possible to experience the space of playfulness through innumerable relationships produced through open architecture pursued by SANAA and to extend creative imagination through this experience.
Third, ‘So (疎) meaning openness’ implies emptying (虛, Void). There is mutual continuity in which the inside is naturally extended to the outside space by the communication between external elements and internal elements through erasing the boundaries and emptying. The characteristics that appear in SANAA’s works, such as transparency and large opening reveal free openness from the boundaries and attempt external environment, communicating with all things in nature. Through this, the type of a space of Soyoyu in which one wanders with the soul calm and free of ambition or care is constructed, and the people who experience the space embody mental freedom.
Fourth, ‘Jemul, 齊物 (Making all things equal)’ represents the ‘equality’ of horizontally equal ties that do not discriminate by putting a hierarchy between things. The concept of decentralization expressed in Jemul is a non-hierarchical concept that reveals individual presence and maintains order, influencing mutually, instead of a concept subordinated to one center. The de-centered space of SANAA free from hierarchy is equal to anyone and becomes a free and active field of communication from psychological interference or constraint.
Lastly, this study found out the importance of spatial experience made through the freedom of mind breaking from limitations in activity due to psychological constraints and passive appreciation of beauty through the relationships among humans, natural environment and architecture, light approach and easy understanding, architectural forms of non-hierarchical spatial composition and spatial thinking pursued by SANAA, like Chuang-tzu would look for mental freedom and happiness through the Soyoyu process, and it would be necessary to pursue spatial seeking for ‘the space of free creative sympathy activity’ in the fu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