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이 주자 성리학에 대하여 불만을 제기한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천하만물의 理를 다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안다고 하더라도 時中之理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心卽理說을 제시하여 자신의 마음[心]속에서 理를 결정하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식의 축적과정을 생략하고 바른 길을 찾아 갈 수 있으므로 더 쉽게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마음과 理를 분리시키고, 나아가 知와 行을 분리시킴으로써 아는 대로 행동하지 않거나, 혹은 사랑하는 마음도 없이 지식대로만 연기하여 위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자의 知行一致의 知는 지식 혹은 참지식[眞知]이지만, 양명의 知行合一의 知는 意念知이다. 意念知는 지금 막 어떤 일을 하려는 생각, 즉 意念을 자각적으로 알아차린 知이다. 이미 어떤 일을 하려고 생각하는 것이므로 行이 이미 心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러므로 知는 行의 시작이고, 行은 知의 완성이라고 한다. 심즉리와 지행합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양지이다. 양지는 주어진 상황의 是非를 즉시 판단할 수 있는 선천적인 직관력이다. 이 직관력을 어둡게 하는 인욕을 제거하여 항상 양지가 발현되도록 하는 것이 치양지이다. 양명의 심즉리는 만물의 理에 대한 지식을 부정함으로써 동서고금의 보편적 생존법칙이며 발전방법인 지식축적을 부정하는 비과학적인 이론이다. 아울러 대상의 가치를 다각적으로 분석?탐구하지 않고 양지의 直觀力에만 의지하여 자의적으로 상황에 대처하는 독단철학이다. 요약하면 朱子의 성리학이 文官의 철학이라면, 양명의 心學은 武官의 철학이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