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국민신탁법」상 보전협약제도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수행하고, 그 운영상 제기될 수 있는 주요 쟁점을 분석하여 보전협약의 활성화를 위한 법정책적 방안을 제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부터 시민사회의 성장,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적 인식 증대, 문화유산의 개념적 범주 확대, 문화재 보호행정의 규제적 성격 보완 등을 배경으로 국민신탁운동이 전개되었다. 2006년 3월 24일 제정된 「국민신탁법」의 시행으로 국민신탁운동 주체의 법적 지위가 확보되었고, 그 중 문화유산 분야의 국민신탁운동을 추진하는 주체로서 ‘문화유산국민신탁(국민신탁법인)’이 설립되었다. 「국민신탁법」에서는 국민신탁법인이 문화유산 또는 자연환경자산의 소유자와 협약을 체결하여 보전·관리활동을 지원하거나 직접 보전·관리할 수 있는 보전협약제도가 규정되었다. 이러한 보전협약은 공동목적의 달성을 위한 모든 관련주체의 협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환경법상의 협동의 원칙에 그 배경을 두며, 그 발현형태인 자발적 협약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보전협약은 주로 소유권 취득으로 이루어지는 국민신탁방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유용성을 갖고 있지만, 보전협약이 당사자간의 합의와 협력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이행시 제재 수단이 미비하다는 한계 또한 갖는다.
이러한 보전협약의 유형을 「국민신탁법」과 「문화유산국민신탁 정관」의 규정에 따라 국민신탁법인의 역할별로 보전·관리활동지원형과 직접보전관리형으로 유형화하였다. 즉, 보전·관리활동지원형은 보전·관리지원협약, 공공활용 협약, 개발유보 협약, 역사문화환경 보전관리 협약, 주위 통행협약을, 직접 보전관리형은 대차협약을 정의하고 구체화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보전협약의 활성화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주요 쟁점분석과 법정책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보전협약의 목적물인 문화유산의 범위가 보전협약의 대상으로 삼기 곤란한 무형문화재와 기념물 일부를 포함하고 있으며, 「국민신탁법」상 그리고 「정관」상 보전협약 체결재산의 취급 및 관리를 위한 규정이 부재하다는 것을 문제로 제기하였다. 이에 「국민신탁법」상 문화유산 정의 조항에 무형문화재와 천연기념물 중 일부를 제외할 것과 「정관」상 보전대상 문화재의 세부기준도 이에 상응하도록 수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와 더불어 보전협약 체결재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 「정관」에서 재산의 취급에 관한 내용을 보완할 것을 제안하였다.
둘째, 보전협약의 당사자로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보전협약 체결 가능성을 검토하였으며, 그 결과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보전협약 체결보다는 현재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운용되고 있는 관리단체지정제도를 통해 국·공유 문화재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정관」에서의 소유자 변동시 권리 의무 승계조항은 사전통지의무만을 규정하고 있는 「국민신탁법」과 상충하며 소유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위헌적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이에 대하여 보전협약에 따른 문화유산 보전관리 의무는 강제할 수 없으므로 법에서는 사전통지의무만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또한 현행 「정관」에 따르면 국민신탁법인의 회원으로서 인정될 수 없는 보전협약 체결자의 지위확보를 통해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것을 제안하였다.
셋째, 보전협약의 내용적 측면에 있어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항을 규정하는 조문에서 상충·모순되는 내용을 수정하는 방안을 제시하였으며, 보전협약규정의 제정을 위하여 「국민신탁법」과 「정관」에서 위임하고 있는 보전협약의 체결기준 및 조건, 보전협약의 이행방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그 밖에 보전협약규정에 포함되어야 할 사항으로서 협약의 목적, 정의, 당사자, 기본원칙, 협약의 세부내용, 보전협약 체결에 따른 국민신탁법인의 지원과 관련한 조항 등을 포함할 것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