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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연구회 철학연구 철학연구 제51집
발행연도
2000.12
수록면
165 - 187 (2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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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802/03년의 『인륜성의 체계』, 1803/04년의 『체계초고 I』, 1805/06년의 『체계초고 III』 등 예나 중기 헤겔의 정신철학적 초고들에서 전개된 승인이론에 관한 연구이다. 이 초고들에 대한 본분을 통해 이 시기 헤겔의 승인이론의 유형과 변천을 살펴볼 것이다. 이 연구는 다음의 세 가지 의도를 지니고 있다. 첫째, 그 동안 헤겔의 승인이론에 관한 연구가 『정신현상학』 중 「주인과 노예」의 장에 편중되어 온 점을 시정하여 이미 그 이전 시기에 헤겔에 의해 더 정교하고 완결된 승인 모델이 전개되었음을 보이고자 한다. 둘째, 헤겔의 철학이 `독백론적 주관철학`의 틀 안에 머물러 있다는 통속적인 비판에 대해 헤겔의 승인이론은 개인의 의식과 사회제도의 형성의 근본원리로서 인륜적 상호주관성을 제시하고 있음을 밝히려 한다. 셋째, 사변적 논리체계와 근대적 인륜성의 이념을 향한 결정적인 전환이 이루어지는 이 시기의 승인이론의 변천에 관한 고찰은 헤겔의 법철학뿐만 아니라 그의 철학 전반의 발전과정을 파악하는 데에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헤겔 이전의 사회사상들과 비교한다면, 『인륜성의 체계』는 고대 폴리스적 정치사상,『체계초고 I』은 루소의 사상, 『체계초고 III』은 근대 자유주의적 법이론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이러한 차이는 각각의 시기에 헤겔이 추구하는 인륜성의 이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전통적 자연법 사상과 실체주의적 인륜성의 이념으로부터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한 근대적 인륜성의 이념으로의 전환은 쉘링적 동일철학에서 피히테적 의식철학을 수용한 변증법적 사변철학으로의 방법론적 전환에 의해 추동되며, 이는 이 시기 헤겔의 승인이론과 정신철학 전반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헤겔의 승인이론은 개별자들간의 투쟁을 매개로 한 승인운동을 통해 개별적 ·주관적 의식이 보편적 ·상호주관적 의식으로 고양되는 과정을 서술하며, 이를 통해 자율적으로 창출되는 인륜성을 바탕으로 가족, 시민사회적 법관계, 국가 등 사회제도의 규범적 구성원리를 정초하려고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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