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어 학습자의 적절한 종결어미 억양 실현을 위한 교육 방안을 마련하고 실제 교육을 통해 억양 교육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어 교육에서 서법적 기능의 기본적인 억양 교육은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의미에 따라 억양이 다르게 실현되는 화용적 기능의 억양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으며 그 방법 또한 제한적이다. 한국어는 종결어미 위치에서 동일한 형태와 문법일지라도 억양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며 한국어 모어 화자는 구어 상황에서 억양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한다. 한국어 억양의 화용적 기능에 대한 충분한 학습 없이는 한국어 학습자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효과적인 억양 교육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한국어 학습자의 억양 실현 양상을 살펴본 선행 연구의 결과들은 대부분 한국어 학습자들은 의미에 따라 억양이 달라진다는 것에 대한 인식 없이 적절한 억양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교육 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고 실제 교육을 통한 교육 효과 검증 연구는 많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억양 교육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 효과적인 억양 교육 방안을 마련하여 실제 교육 효과를 검증해 보고자 한다.
한국어 억양 교육 효과를 검증하기에 앞서 한국어 억양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 정리하였다. 한국어 억양 교육 내용을 검토하여 억양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종결어미 문법 항목 중에서도 사용 빈도가 높고 억양 높낮이의 차이가 큰 문법 항목으로 ‘-거든’, ‘-는데’, ‘-(으)ㄹ걸’, ‘-(으)ㄹ 텐데’를 최종 선정하였다. 중국인 고급 학습자 20명을 연구 대상으로 각 항목의 두 가지 의미에 대한 억양 실험을 진행하였다. 먼저, 한국어 학습자가 문법 항목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인식 실험을 진행하였다. 추가적으로 억양 교육과 관련한 설문조사도 이루어졌다. 이후 동일한 대화 문장을 녹음하여 한국어 학습자의 억양 실현 양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적절한 억양을 실현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하여 한국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청지각적 평가가 진행되었다.
인식 실험과 산출 실험 결과는 다음과 같다. 피실험자들은 ‘-거든’, ‘-는데’, ‘-(으)ㄹ걸’, ‘-(으)ㄹ 텐데’에 대해 청각적으로는 의미 변별을 하고 있었으나 실제 발화 시에는 오류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피실험자의 대부분이 동일한 형태의 문법이지만 억양에 따라 의미가 다른 문장을 듣고 해당 문법의 의미를 구별하고 있었다. 하지만 억양 실현 양상과 한국어 교사의 청지각적 평가 결과를 보면 의미에 맞는 적절한 억양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모국어의 영향보다는 억양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화용적 기능에 대한 억양 교육에 대한 수요는 높았으나 한국어 억양의 화용적 기능에 대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문법 교육 시 의미에 맞는 적절한 억양을 실현할 수 있도록 억양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인식 실험과 산출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한국어 종결어미 억양 교육에 필요한 교육 모형을 만들고 실제 교육을 진행하여 교육 전·후의 억양 실현 양상을 비교하였다.
한국어 종결어미 억양 교육은 ‘자기 평가, 차이 인식, 제시 및 연습, 의사소통을 위한 활용, 자기 평가’의 순서로 이루어졌으며 피실험자 5명을 대상으로 교육 실험을 진행하였다. 교육 전·후에 녹음된 음성 자료를 통해 한국어 교사의 청지각적 평가와 Praat로 억양 실현 양상을 분석한 결과 교육 전·후에 차이가 있었다. 교육 전에는 의미를 구별하지 못하고 억양을 동일하게 혹은 적절하지 않은 억양을 실현하고 있었으나 교육 후에는 의미에 맞는 적절한 억양을 사용하였으며 자기 평가 점수, 한국어 교사의 청지각적 평가 점수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한국어 종결어미 억양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기 위하여 실제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억양 교육 모형을 제시하고 실제 효과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는 다양한 종결어미 억양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고 피실험자 수가 적은 한계를 가지고 있으나 억양 교육을 진행하고 교육 효과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추후 연구에서 억양 교육 방법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