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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임영봉 (중앙대학교)
저널정보
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인문과학연구 인문과학연구 제27집
발행연도
2010.12
수록면
229 - 252 (24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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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 문학 가운데서 단편 ?늪?이 놓인 위치는 매우 특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내포되어 있는 중요한 의미는 그동안 간과되어왔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늪?이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김동리 문학의 일반적 해석틀내에서는 잘 포섭될 수 없는 ‘낯설음’, 체계일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로서의 김동리 문학 체계를 염두에 둔다면 그 가운데서 오점이거나 얼룩과도 같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늪?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정신분석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늪?의 문제성은 가족이야기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부터 비롯된다. ?늪?의 가족서사는 정신분석학적 의미의 가족로맨스를 다루고 있는 경우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가족로맨스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년 ‘석이’의 외상이 작가 김동리의 외상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이다. ?늪?의 가족로맨스는 작가 김동리의 유년기 체험의 표현이다. 이 작품이 그리고 있는 환상적 상상력과 작가의 유년기 가족 체험의 상관성은 김동리 문학이 근거하고 있는 체험의 원형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드러내주고 있다. ?늪?의 주인공 석이의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의 반복은 증상의 표현이자 ‘억압된 것의 회귀’를 의미한다. 이야기 속에 그려진 숲과 늪의 상호소통은 삶과 죽음이 뒤엉켜있는 원초적 욕망의 세계를 펼쳐 보여준다.
?늪?의 가족로맨스는 아버지에 대한 적대의식과 어머니의 부재로 특징지워진다. ‘아름답고 착한 어머니’라는 소년 석이의 환상 속에서 그의 어머니는 이상화된 신성한 존재로 대두하고 있다. 그런 어머니의 상징적인 죽음은 주인공 소년 석이 혹은 어린이 김동리에게 깊은 상실감을 초래했으며 그 결과로서 어머니라는 존재를 신성화하고 금지된 신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늪?이 드러내고 있는 모성의 상실에 대한 애도 행위는 작가의 유년기 체험에 고착되어있는 내면의 자아를 떠나보내는 의식이라는 의미를 획득하고 있다. ?늪?이 보여주는 상실에 대한 애도 행위는 어떤 측면에서 작가의 유년 시절에 대한 청산의 의미를 제기하고 있다. 이 작품이 작가에게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는 이유 또한 거기에 놓여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늪?에 담긴 죽음에 대한 동경은, 역으로 생에 대한 집착과 욕망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동리 문학은 ‘죽음’에 대한 매혹과 동시에 ‘삶-생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주고 있는 경우이다. 김동리 문학의 성공한 대표작들은 인간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삶과 죽음의 본능’이 각축을 벌이는 투쟁의 현장을 담고 있다. 그것은 작가 김동리의 글쓰기-창작행위를 지탱하고 있는 힘의 원천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늪?은 김동리 문학의 새로운 해석 문제와 관련하여 거기에 이르는 또 다른 입구 앞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하나의 시금석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목차

〈국문초록〉
1. 김동리 문학과「늪」의 문제성
2.「늪」의 가족로맨스와 작품의 정신분석
3. 환상으로서의 ‘늪’과 ‘숲’
4. 상실과 애도, 죽음에 맞서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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