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 심대윤(1806~1872)의 가문은 영조 때 영의정을 지낸 고조부 심수현(沈壽賢)에 이르기까지는 청송 심씨 사대부의 쟁쟁한 소론 벌열(閥閱) 집안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 증조부 심확이 역모죄에 연루되어 죽임을 당하면서 집안이 낙척하게 되었다. 백운 역시 사환의 길을 포기하고 경학과 역사 연구에 몰두하였다. 그 결과 현재 경학과 역사 저술 분야에서 모두 대략 120여책을 남기고 있으며, 이 가운데 경학 저술만도 대략 43책이나 된다. 여기 경학에 드러난 그의 학적 체계는 이전 정주학적 주석체계에 대해 비판을 통한 극복의 위치에 있었던 백호 윤휴(1617~1680)와 서계 박세당(1629~1703), 다산 정약용(1762~1836)과 19세기 위대한 기학(氣學)을 창출했던 혜강 최한기(1803~1877)의 학문과 사상의 맥을 잇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백운은 19세기 한국 실학의 정점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백운은 당시 19세기 정치ㆍ종교ㆍ사회 제반의 국내외적 격동기를 살면서, 당시 시국을 위기적 국면으로 진단하고, 곤궁한 사(士)로서의 처지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유가전통의 자립적 근대성을 확보기 위해 진력하였다. 그는 먼저 그의 학적 체계를 수기치인의 실학으로 규정하고, ‘성즉리’학이 무형의 학(學)임을 비판함과 동시에 당시 국가적 폐해를 끼치고 있던 천주학을 괴설과 이단으로 진단하였다. 그는 이의 대안으로 『주역』에 근거하여 태극즉기ㆍ성즉기ㆍ성즉리(性卽利)를 우주론과 인성론의 기초로 내세우고, 기(氣)-정(精)-형(形)-신(神)의 삼극(三極)의 도로서 인물의 범신론적 신(神)ㆍ령(靈)관을 확립하였다. 그러면서 인간의 화복문제와 관련하여, 천과 신의 절대적이고 주재적인 작용을 부정하고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도덕적 책임에 연유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의 기학에 기반한 실학의 사유 체계에 있어서는 첫째, 사람이 곧 천이고 신이라는 슬로건 아래 ‘여중동행(與衆同行)’과 ‘경천애민(敬天愛民)’사상을 일깨우고 있다. 둘째, 유가경전인 『서경』에 근거하여 인간의 명예와 이익에 대한 욕구는 인간 존재의 본질임을 일깨우는 한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실학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허학(虛學)이며, 진정한 의는 사람과 함께 이로움을 같이하는 것으로 정의하여, ‘리(利)=실(實)․불리(不利)=허(虛)’와‘여인동리(與人同利)=의(義)’를 제시하였다. 셋째, 『예기』 「예운」의 대동관련 구절을 성경에서 삭제할 것을 제안하고, 공적인 임금의 복(服) 때문에 사적인 어버이의 복(服)을 폐할 수 없다는 즉 사익(私益)이 공익(公益)보다 우선하는 것이 대동 정치라고 주장하였다. 한편 19세기 공사론에 있어, 공과 사의 경중은 같다라는 ‘공사경중(公私輕重)=일(一)’과 또 예의 변통이 있어야 진정한 인(仁)을 완성할 수 있다는 ‘변통=성인(成仁)’을 제안하여, 과거 주자가 옳은(是) 것은 천리의 공, 그른(非) 것은 인욕의 사(私)라는 고정화한 공사론적 가치 체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위에서 본바, 19세기 백운의 기ㆍ신론에 기반한 실학적 사유체계에는 이전 성리학적 중세 사회의 진리체계 즉 이(理), 천(天), 일(一), 정(靜), 공(公)에 의해 질곡되었던 기(氣), 인민, 다수(대중), 동리(同利), 욕구, 변통, 사(私)와 같은 근대의 정신적 가치가 요동치고 있다. 이와 같은 백운의 실학적 사유체계는 앞서 선학자들이 실학과 관련된 여러 주장-학문의 현재성, 역사성 및 ‘탈중세적’, ‘근대지향적’인 성격과 개화사상과의 연계성 이어, 특히 유가 전통의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근대성 확립을 위해, 유가 경전의 재해석과 복원이 필요하다-에 부응할 수 있는 학적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백운은 19세기 중ㆍ후반 서구주도의 근대화가 시작될 즈음, 유가 전통의 자립적 근대성의 올바른 가치 정립을 위해 진력하였음을 여기에서 다시 확인 할 수 있다.
Baekun Sim Dae-yun (1806〜1872)'s 19th-century pragmatic thinking system based on reasoning philosophy and theology is outlined as follows. First, he postulates, "Humanity is the heaven and the god." He also says, “Harmony with humanity is harmony with the heaven." He embraces the Ideal Great Unity World wherein he acts together with the populace, as well as the traditional Confucian spirit of Worship the Heaven and Love the People. Second, he puts forth a slogan, “Profit is pragmatic science, and non-profit is false science." He criticizes the contemporary Neo-Confucianists' false learning. He then emphasizes that the true meaning of pragmatic science for the human society lies in "the spirit of sharing profits with the populace." Third, Baekun says, “Great Harmony Politics is that private profit is put first ahead of public profit." He attempts to overcome Chu-tzu's argument of fixing public and private concepts by morality or immorality whereby to define right and wrong by the heavenly rule's public good, and humans' private desire, respectively. He declares that true Great Harmony Politics is to respect and love one's parents, king and children ahead of others. Within Baekun's 19th-century pragmatic thinking system, confrontation is made between the prior Neo-Confucian medieval society's truth system (characterized by rules, heaven, one unity, serenity, and public good), and resulting modern spirit values triggered by the system (such as humanity, people, populace, profit, desire, flexibility, privacy, and ego). Baekun thus presents a new 19th-century pragmatic thinking system to establish an independent, modern right value of traditional Confucian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