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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연구학회 韓國古典硏究 韓國古典硏究 제45호
발행연도
2019.1
수록면
75 - 102 (28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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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전후 신세대 소설가로 분류되는 서기원은 손창섭, 장용학, 오상원, 이범석 등 동세대 전후 작가들과 달리 현실의 공간이나 즉물(卽物)을 성실하게 관찰하고 인식하려 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전쟁이라는 폐허의 상황에서, 현실의 공간‧즉물을 성실하게 관찰하면 어디에 이르게 될까. 본고는 서기원 초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청년들의 구체적인 삶의 형상, 곧 청년들의 연대,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청년 주인공들의 ‘아비 되기’ 욕망을 통해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일제강점과 전쟁이라는 녹록지 않은 역사적 경험을 가진 만큼, 우리 근현대 문학에서도 ‘아버지 부재’와 청년들의 연대는 종종 확인된다. 서기원 소설 속 아버지 표상 역시 크게 보아 이러한 맥락 하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서기원 소설 속 청년들이 이룬 공동체는 그간 우리 문학에서 그려진 청년들의 연대와는 달리, 적극적인 연대의식 대신 수동적인 공통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성을 갖는다. 이 공동체는 어떤 신념이나 젠더에 앞서, 유기(遺棄)된 존재라는 공통성에 기반한다. 버려진 존재인 청년들은 이성과의 사랑 및 ‘정상가족’을 꿈꾸지만, 이들에게 사랑이란 타자성의 발견과 수용이 아니라, 이들이 갖지 못한 사회관계의 생성을 위한 당위적 행동일 뿐이다. 따라서 이 버려진 청년들이 이룬 공동체는 손쉽게 붕괴되어 버린다. 즉 서기원 소설 속 청년들의 공동체는 기존의 질서에 대한 어떤 대타의식을 드러내는 것도, 우정이나 사랑을 담아내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 모든 것이 부재하는 텅 빈 현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이성과의 사랑과 정상가족을 꿈꾸는 남성 청년들은 공히 아비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청년들은 부재하는 아버지를 치열하게 탐색하지 않는다. 아버지를 격렬하게 부인하거나 강하게 긍정하는 대신 청년들은 자신과 아버지 표상을 슬쩍 겹쳐놓는다. 아버지는 그저 ‘나’와 닮은 것으로, 이들은 손쉽게 아버지를 승인하고 아버지와의 관계를 매듭짓고 있는 것이다. 격렬한 부인이나 긍정의 합리화 등 수고로움 없이 아버지와의 관계를 매듭지었지만, 치열한 탐색이 생략된 결과 아버지는 여전히 불가해한 존재로 남게 된다. 내가 승인한 그 아버지가 아버지의 진짜 모습인지, 그가 나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 나는 종내 알 수 없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억지로 복원시켜보아도 이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떤 존재인가를 알지 못한다. 이성과의 사랑과 아이를 기대하지만, 청년들이 만나게 되는 것은 이들의 젠더감각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낯선 여자와 아비 모를 혹은 아비 없는 아이일 뿐이다. 일견 손쉽게 얻을 수 있을 듯도 하지만 이들은 결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라깡은 프로이트의 ‘포르트 다(fort-da)’ 게임을 재해석하며 아이가 던진 실패를 어머니가 아닌 대상 소타자로 보았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지젝은 이 게임의 근본적 불안은 아이가 대타자의 향락에 사로잡혀있음에서 발생한다고 본다. 지젝은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에게서 어머니 부재의 극복이 아니라, 대타자의 향락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유지시킬 수 있는 공간을 필사적으로 갈망하는 노력을 읽는다. 서기원 소설 속 청년들의 아비 되기 욕망은 지젝이 해설한 ‘포르트 다(fort-da)’ 게임과 닮아 있다. 낯선 여자와 아비 없는 아이는 청년들의 욕망이 양면적임을 보여준다. 아비 되기를 열망하지만 동시에 아비 되기를 열망하지 않는 이 욕망의 회로는 압도적인 아버지의 현존에 대한 불안인 것이다. 이러한 욕망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버지를 부정하는 행위이든 긍정하는 행위이든 그것으로부터 놓여날 수 없다는 것, 아버지는 나를 무한히 불편하게 하는 불안이라는 것이다. 서기원 초기 소설의 윤리는 여자를 책임진다거나 아비 되기를 꿈꾼다는 점, 그래서 이들이 소위 건강한 남성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아비 되기의 열망과 열망하지 않음 사이에 갇힌, 그 욕망 회로의 불안정함을 드러내 보이는 것, 그것이 전후 현실의 공간‧즉물에 대한 관찰이 이른 자리이며, 아비 없는 아이로 표상되는 희망과 암울을 함께 품은 이 전망이야말로 서기원 초기 소설이 보여주는 한계이자 동시에 윤리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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